[속보]다시 치솟는 금리·달러…긴축 공포에 나스닥 2.5%↓

  • 등록 2023-02-22 오전 6:01:32

    수정 2023-02-22 오전 7:07:4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21일(현지시간) 또 약세 압력을 받은 끝에 급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50bp(1bp=0.01%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공포에 국채금리가 폭등하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 투자 심리는 가라앉았다. 이 와중에 핵 전쟁 우려까지 시장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0%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50% 떨어졌다.

(사진=AFP 제공)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 압력을 받았다. 오는 22일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다.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은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 카드를 공개적으로 거론해 주목 받았다.

시장은 이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5.00~5.25%로 50bp 올릴 확률을 24.0%로 봤다. 전거래일 당시 18.1%보다 높아졌다. 다음달 25bp 올린 후 5월부터는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감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일제히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고, 주식 투심을 떨어뜨렸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38%까지 올랐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13bp가량 급등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962%까지 오르며 4%대를 목전에 뒀다. 14bp 가까이 폭등했다. 2년물과 10년물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회사 이토로의 캘리 콕스 투자전략가는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에 대한 경고 신호”라며 “10년물 금리가 몇 주 만에 3.4%대에서 3.9%대까지 급등하는 와중에 투자자들이 주식에 집중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4.26까지 오르며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수석전략가는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금리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며 “달러화가 수혜를 보는 환경이어서 경계감은 여전히 높다”라고 했다. 미슬라프 마테즈카 JP모건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1분기를 거치면서 증시 랠리는 희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바닥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JP모건의 설명이다.

주요 유통기업의 부진한 실적 가이던스 역시 증시를 압박했다. 홈디포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밑돈 데다 올해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가이던스를 내놓았다. 월가는 홈디포의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이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회사는 되레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현재 주가는 7.06% 빠졌다. 홈디포는 다우 지수에 포함돼 있는 종목이다. 다우 지수는 그만큼 하락 압력을 받았다. 월마트는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 매출액 증가율 가이던스는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CNBC는 “대형 소매 체인 월마트와 홈디포가 (앞으로 다가올) 수요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연준의 역대급 긴축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둔화 국면에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 연준이 여전히 할 일이 많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아직 경기 하강의 기미는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예상보다 낮은 것은 (연준 긴축으로 인한) 불가피한 거시경제 역풍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종합(제조업+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0.2로 전월(46.8) 대비 상승했다. 월가 전망치(47.5) 역시 상회했다.

PMI는 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재고, 출하, 가격, 고용 등을 조사해 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실물경제 전망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으로 각각 나뉜다. 이번달 지표는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종합 PMI가 50을 넘은 것은 8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달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0.5를 기록했다. 전월 46.8과 비교해 훌쩍 높아졌다. 시장 예상치(47.3)도 웃돌았다. 제조업의 경우 47.8로 기준점 아래에 머물렀으나, 전월 수치(46.9)와 월가 예상치(47.2)보다 높았다.

이 와중에 핵 전쟁 공포까지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이 각각 장거리 핵탄두 숫자를 1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상호 사찰을 허용하기로 한 조약이다. 미국은 이 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핵 시설을 사찰하겠다고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핵 실험을 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를 방문해 연설을 하면서 “이 비극은 푸틴이 선택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푸틴은 언제든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며 “이 전쟁은 절대로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이 지났음에도 지정학적 긴장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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