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바다로 뒤덮인 절망의 세계… 투믹스 ‘심해수’

얼음운석으로 바다가 지면을 삼킨 세계 그려
SF와 판타지 결합, 촘촘한 세계관에 캐릭터성도 훌륭
‘월간 투믹스’ 작품으로 ‘오늘의 우리만화상’ 등 수상
  • 등록 2018-11-24 오전 2:00:00

    수정 2018-11-24 오전 2: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웹툰 ‘심해수’에 등장하는 심해수. 심해어에 인간의 얼굴을 갖고 있다. (그림=투믹스)
◇투믹스 ‘심해수’


‘아포칼립스’(apocalypse·대재앙) 세계를 다룬 콘텐츠는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그려져왔다. 문명이 없어진 이후의 세계. 절망 속 세계 속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힘으로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투믹스의 ‘심해수’ 역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웰메이드 웹툰’이다. ‘얼음운석’ 충돌 이후 해수면이 높아져 지면이 바다로 뒤덮인 세계를 그렸다. 심해어와 사람을 섞은 듯한 괴물 ‘심해수’를 피해 살아가고 있는 인류와 이런 상황에서도 탐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집단들을 등장시킨다. SF와 판타지를 섞은 배경이지만 등장인물들이 그리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모습은 현실 세계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심해수는 올해에만 2개의 상을 받은 작품이다.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과 ‘골든브릿지 웹툰어워즈 다이나믹 브릿지’ 등이다. 매달 2회가 연재되는 ‘월간 투믹스’ 작품이다. 빡빡한 주간 연재의 틀을 벗어난 만큼, 심해수는 스토리면 스토리, 작화면 작화 모두 뛰어나다. 특히 스토리의 경우 촘촘한 세계관을 120% 활용했다. ‘유니온 부산’과 같은 세계관 속 설정은 기발하다 못해 창의적이다. 너무 한국적이지 않으면서도 한국적 아이템을 곳곳에 등장시켜 국내 독자들에게 묘한 매력을 주기도 한다.

위기에 빠진 보타 남매를 구해주는 ‘작살꾼’ 카나. (그림=투믹스)
주인공은 ‘6성 작살꾼’ 마테온의 아들 마보타. 심해수에게 아버지를 잃고 동생 리타와 단둘이 살아가려던 보타는 여전히 심해수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필사의 도망을 이어간다. 어느 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은 보타 남매. 그 순간 심해수를 사냥하는 작살꾼 카나에게 구조된다. 보타와 리타는 유니온부산이라는 거대한 배 안에 조성된 피난 도시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예측이 불가한 심해수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유니온부산에서 보타 남매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원한이 있는 작살꾼 도후 등에게 위협을 받지만 카나 일행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치게 된다. 이후 보타는 카나와 함께 ‘오하시스’ 지역에서 작살꾼으로의 성장을 이어간다.

심해수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등을 떠올릴 것이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중심으로 거대한 ‘괴물’과 싸우는 과정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해수는 진격의 거인보다 더 현실적인 세계관을 그렸다. 작화 역시 웰메이드다. 가끔씩 이죽거리는 심해수들의 표정을 볼때면 여전히 소름이 끼친다. 액션신도 독자들로 하여금 쉼없이 스크롤을 내리게 한다. 캐릭터성도 뛰어나다.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묻어져 나오는 디자인은 독자들에게 애정을 느끼게 한다. 보타의 스승이 되는 카나(아슬아슬하게 걸친 복장은 다소 뜬금없지만) 역시 캐릭터성이 뛰어나 카나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작품까지 기대하게 할 정도다. 아직 스토리 전개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본격적으로 작살꾼으로 도약할 보타의 활약이 기대된다.

심해수는 부부인 노미영, 이경탁 작가의 첫 웹툰이다. ‘살례탑’으로 많은 만화 독자들에게 작화 실력을 인정 받은 노 작가는 이후 일본에서 ‘갱스터즈’,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등으로 10년간 활동했다. 심해수 역시 일본에서 연재하려던 작품이었다. 이 작가가 일본 편집자에게 해양 모험물을 제안 받아 1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세계관을 설정했는데, 담당 편집자의 보직 변경으로 빛을 보지 못할 뻔하다 투믹스로부터 제안을 받아 웹툰으로 제작했다.

극중 가장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심해수 디자인은 원래 실제 심해어에 가까웠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피안도’를 담당하기도 했던 편집자의 조언으로 사람 얼굴을 더해 더욱 기괴하고 무서운 느낌을 더했다. 극의 주인공인 보타와 리타 남매도 원래는 자매였다. 부부의 실제 자녀에서 모티브를 따왔기 때문.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이라고 한다.

심해수에서 그려진 기발한 설정 ‘유니온부산’. (그림=투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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