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암호화폐 읽기]<1>직접 캐고 은행없이 거래하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리니지 `아덴`, 싸이월드 `도토리`와 유사
모두 공유하는 장부 작성해 직접 채굴…거래소서 구입도
공급제한, 수요증가로 가격 상승…얼마나 뛸지는 미지수
  • 등록 2018-01-06 오전 7:20:48

    수정 2018-01-06 오전 7:20:48

두 개인간에 이뤄지는 거래내역을 장부에 기록하려는 사람은 수학문제를 풀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게 되는데 이를 채굴이라고 한다. 수학문제는 지갑과 물건가격, 상점 등 거래정보를 해시함수로 32자리의 16진수 숫자로 바꾸는 것이다. 해시함수는 어떤 정보를 입력해도 일정한 길이의 문자열로 바꿔주는 함수를 말한다. (그래픽=비트코인 위키)


지금으로부터 10년쯤 전인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 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암호화폐(cryptocurrency)’인 ‘비트코인(bitcoin)’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니, 비트코인이니 이런 단어 한 두 번 들어보지 않은 분들이 없을 정도입니다만, 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암호화폐가 기존 법정화폐(법화)에 도전하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될지, 아니면 허상에 가까운 거대한 사기극이 될지 찬반양론이 거셉니다. 어느 쪽을 지지하건 암호화폐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과 이해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암호화폐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연재물을 게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에서 흔히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라고들 부르는 암호화폐란 기존 법화처럼 지폐나 동전 등 실물이 있는 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고 현금화할 수 있는 결제수단을 통칭합니다. 이 자체가 다소 막연한 개념인지라 리니지 게임 유저들이 아이템을 사고 팔 때 쓰는 ‘아덴’이나 과거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던 ‘도토리’와 유사한 것이라 생각하면 다소 쉽게 와닿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들처럼 비트코인도 시스템 내에서 열심히 활동해 직접 얻거나 다른 개인에게 송금 받거나 직접 돈을 주고 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트코인을 직접 캐서 얻는 행위가 바로 ‘채굴’(mining)입니다.

채굴의 개념도 어려운데요, 일단 전통적인 금융거래와 비교해서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은행에 통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통장에 적힌 숫자가 바로 내가 가진 돈의 가치를 표시합니다. 돈을 입금하거나 출금하고 물건값을 결제하면 통장내 숫자가 늘거나 줄어듭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은행 통장(=장부)이 필요 없습니다. 대신 비트코인이 담긴 전자지갑을 가지고 있어야 거래가 가능한데요, 비트코인으로 거래할 때 그 내용을 암호화해서 모두가 공유하는 장부에 적을 사람이 필요하며 이 일을 하는 사람에게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제공합니다. 비트코인을 받기 위해 저마다 나서서 장부에 기록하려고 하기 때문에 은행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장부를 작성해 주고 비트코인을 받는 일이 채굴입니다.

사토시가 처음 비트코인을 만들 때 총 2100만개의 비트코인만 채굴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지금까지 채굴된 코인은 1650만개 정도라고 합니다. 공급량은 4년마다 50%씩 줄어듭니다. 앞서 장부에 거래내역을 기록할 사람에게 비트코인을 준다고 했는데요, 같은 네트워크 내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원할 경우 부득이하게 한 명을 지목해야 합니다. 비트코인 개발자는 수학문제를 이용해 이를 해결했는데요, 여러 명이 장부 기록을 원하면 문제를 풀도록 해 가장 먼저 해결하는 사람에게 권한을 줬습니다. 문제는 거래내역이 늘어날수록 풀어야할 수학문제는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도 그 만큼 어려워 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채굴기라는 컴퓨터 서버를 통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려 해도 쉽진 않게 됐구요, 심지어 채굴과정에서 들어가는 채굴기 구입비용이나 전기료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 대목은 나중에 다시 다뤄 보기로 하구요.

앞서 비교한 도토리와 비트코인의 결정적 차이는 확장성과 안정성에 있습니다. 도토리가 싸이월드라는 가상의 시스템 내에서만 통용된다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세계뿐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하나의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사용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전자지갑을 가지고 다니면서 음식점이나 헤어샵 등에서 실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꽤나 일상화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사용 가능한 곳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비트코인은 특별히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해킹이나 위변조 등을 막아 안정성을 높였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비트코인을 실생활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2010년 당시 1만 비트코인을 주고 피자 두 판을 샀다고 하는데요. 현재 가치로는 무려 2000억원이 넘습니다. 비트코인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처럼 실생활에서의 쓰임새가 늘면서 비트코인을 갖고 싶은 사람들은 늘어나는 반면 공급량은 제한돼 있으니 자연스레 가격은 뛰게 됩니다. 채굴이 힘들어 사설 거래소에서 구입하려면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줘야 하구요. 그 가치가 얼마까지 뛸지는 누구도 점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