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인터뷰에 셀카봉 들고 개인방송… 이색 선거마케팅 '후끈'

발로 뛰는 시민 공감·체험형 프로젝트 늘어
숙박행정·마라톤 행정 등 이색 전략도 '눈길'
"미디어 전략 따라 당 이미지·선거 판도 좌우"
  • 등록 2018-04-05 오전 5:30:00

    수정 2018-04-05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튀어야 산다.’

6·13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둔 시점에 주요 예비후보들이 벌써부터 표심을 잡기 위해 이색 선거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과거 상대방 후보를 흠집내는 네거티브와 단순한 정책 알리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개인 TV방송이나 함께 마라톤을 뛰고 숙박을 하는 등 시민들의 삶에 좀 더 깊숙히 파고드는 현장 초밀착형 홍보가 대세다. 다만 이색적인 전략을 택해 정책비전을 널리 알리는 목적 보다는 단순히 관심끌기에 그친 자극성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등 잡자”…이기는 선거마케팅 전략 치열

이색 선거운동을 펼치는 대부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아직 선두를 탈환하지 못하고 2~3위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다소 정적이고 무거운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지지율 1등 후보를 넘어설 만한 이슈를 만들고 공약을 알리는 데 한계가 분명한 만큼 파격적인 ‘필승의 마케팅 전략’으로 마지막 역전 드라마를 꿈꾸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예비 후보로 나온 우상호 의원이 직접 셀카봉을 들고 시민을 직접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듣는 ‘우상호 TV’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우상호캠프)
이번 광역단체장 지방선거 중 가장 핫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시장. 지지율 30%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선두를 달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당내 경선 경쟁자인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직접 발로 뛰며 유권자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 의원은 직접 셀프 카메라를 들고 국회 현장이나 길거리서 촬영을 하며 시민들과 소통·공감하는 1인 방송인 ‘우상호 TV’를 진행 중이다. 캠프 관계자는 “각본 없이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다소 우려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반응도 신선해 페이스북이나 유투브 등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또 전직 아나운서(한준호)와 개그맨(김대범)과 함께 대본없이 정치권 뒷얘기 등을 나누는 팟캐스트 방송도 진행한다. 이 방송은 2주만에 로그인 구독자 180명을 확보하고 시사·정치분야 30위권에 드는 등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

박 의원은 저출산, 청년일자리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시민대변인을 임명한 후 ‘박영선과 시민대변인이 뛴다’는 타이틀의 시민밀착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 의원과 시민대변인이 함께 현장 속으로 들어가 서울 시민이 느끼는 불편함을 경청하고 대안점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최근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인질 사건이 발생한 다음달인 3일 박 의원은 구로구 신도림초등학교를 방문해 인터뷰어로서 학교보안관의 고충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경청해 큰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인 박영선 의원이 시민 대변인과 함께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초등학교에 방문해 학무모들과 학교 보안관들에게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박영선캠프)
이처럼 ‘00이 간다’, ‘시민과 만나는 00투어’ 등 직접 주민을 찾아가 고충을 듣는 뚜벅이 마케팅에 합세해 지지를 호소하는 예비 후보들이 많다. 김은경 민주당 인천 남구청장 예비후보는 인천 남구의 핵심적인 원도심인 숭의, 용현동 일대를 시작으로 하루 일곱시간동안 약 3주간에 걸쳐 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개나리봇짐 투어’를 진행 중이다. 오세현 민주당 충남 아산시장 예비후보도 ‘세현이가 간다’라는 홍보 마케팅을 펼치며 소통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단순 눈길 끌기 아닌 ‘미디어 감수성’ 중요

캠프진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직접 시민들과 마라톤을 하거나 하루를 함께 보내는 등 좀 더 특별한 선거운동도 눈길을 끈다.

인천시장에 도전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 재직 시절 트레이트마크였던 ‘숙박행정’을 내세워 민심을 챙기고 있다. 찜질방,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장, 장애인 생활시설, 공부방 등에서 직접 주민들과 함께 잠을 자며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하게 숨어 있는 각종 민원을 찾아내 해결해주고 실무행정에 반영하는 숙박행정이 이미 큰 호응을 얻은 경험이 있는 만큼 지방선거에도 필수 전략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미영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앞줄 가운데)가 최근 인천 계양구의 한 찜질방에서 주민들과 ‘찜질방 간담회’를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홍미영캠프)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자유한국당 박종희 전 의원은 경기 포천에서 시작해 수원에 도착하는 ‘120㎞ 마라톤 대장정’을 통한 선거운동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마라톤 대장정에는 수사마(수원사랑마라톤클럽)ㆍ방선희 아카데미 등 동호회 회원 등이 함께 했다.

인천 서구청장 무소속 후보로 나선 조경곤씨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예능보유자이자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23호다. 그는 지난 3일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 흰지팡이를 짚고 도포와 갓을 쓴 차림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주요 당의 간판인 영향력 있는 후보들이 미디어 선거 전략에서 얼마나 승부를 볼 수 있느냐에 따라 당 자체의 이미지나 선거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며 “단순히 보여주기나 이슈성이 아닌 미디어 감수성이 뛰어난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서구청장 무소속 후보로 나선 시각장애인 조경곤씨가 지난 3일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서 갓쓰고 도포를 입은 차림으로 선거구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조경곤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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