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떨군 '원히트원더' 가전中企, 올해 돌파구는 '다각화'

레이캅코리아·휴롬 적자전환, 후속작 부재 등 원인
리큅도 식품건조기 위축되며 눈물, 단일품목 한계
올해 R&D 늘리고 신제품 총력, 무리한 다각화는 경계
  • 등록 2018-04-16 오전 6:00:00

    수정 2018-04-16 오후 9:17:20

(그래픽=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원액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휴롬은 지난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액기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휴롬은 올해 실적 반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휴롬은 기존 원액기 단점으로 지적됐던 ‘세척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혁신 제품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전체 수출 중 70%가량을 차지했던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미주와 유럽, 동남아, 중동 등 수출 지역을 분산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침구살균청소기에 주력하는 레이캅코리아는 올해 R&D(연구·개발) 비용을 전년보다 30% 정도 늘리며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지난해 적자전환을 경험한 이 회사는 신제품으로 실적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신제품은 매트리스에 공기청정과 살균 기능을 더한 ‘침구컨디셔너’. 레이캅코리아는 지난달 일본에서 침구컨디셔너를 출시했으며, 이후 시장에서의 반응을 본 뒤 국내 출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도 살균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들을 공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원액기와 침구살균청소기 등 한번의 히트 상품으로 업계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가전기업들이 올해 실적 만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단일 제품군으로 최정상 자리까지 맛봤지만 이후 후속작 부재와 경쟁 제품 난립 등으로 지난해 큰 폭의 매출 감소와 함께 수익성 악화를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휴롬이 제품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말 출시한 ‘휴롬원더’. 지난해 적자전환한 휴롬은 올해 신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 영역을 늘리고 있다. (사진=휴롬)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이캅코리아는 지난해 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6년 1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만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외형 측면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78억원으로 전년대비 65.6%나 감소했다.

레이캅코리아는 과거 일본 침구살균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업체다. 2014년 매출은 190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불과 3년만에 적자전환까지 맞은 것은 경쟁 제품 난립과 함께 후속작 부재가 원인이었다. 실제 레이캅코리아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최근 30%대까지 떨어졌다. 레이캅코리아 관계자는 “도시바와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상황에서 이를 방어할 신제품이 없었던터라 현지에서의 매출이 힘을 잃었다”고 말했다.

원액기로 한때 중국시장을 평정했던 휴롬 역시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휴롬의 지난해 매출액은 929억원으로 전년대비 4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11억원에 달했다. 휴롬은 2014년 매출 301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지난해 ‘사드’(THAAD) 영향도 컸지만,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와 함께 경쟁 제품이 난립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레이캅코리아가 판매 중인 침구살균청소기 ‘레이캅RS’. 레이캅코리아는 침구청소기로 일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레이캅코리아)
식품건조기로 두각을 보였던 리큅도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8.3% 줄어든 17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도 2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식품건조기를 선보이며 한때 관련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품건조기 시장이 점점 위축, 제품 판매가 급감했다. 블렌더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지만 식품건조기 비중이 커 실적 악화는 불가피했다. 식품건조기에 상응할 정도의 후속작 개발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이에 가전기업들은 올 들어 돌파구 마련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휴롬은 전사적으로 신제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수출 지역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휴롬 관계자는 “손쉬운 세척이 가능한 혁신 제품을 다음달 출시, 원액기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며 “원액기 외에 ‘티마스터’ 실적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레이캅코리아 역시 침구컨디셔너 제품으로 올해 승부를 걸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근본적인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제품다각화에 최우선을 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략없이 무분별하게 제품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팀청소기로 성공을 맛봤다가 무리한 제품군 확장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까지 경험했던 한경희생활과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제품으로 성공했다가 이후 후속작 없이 모방 제품에 휘둘리는 ‘원 히트 원더’ 가전기업은 장기적인 전략 수립에 공을 들여야 한다”며 “급하다고 해서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손쉬운 방식으로 제품군만 벌려놓을 경우 오히려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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