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와 클래식지휘자, '국악' 요리하러 나서다

스타셰프 장진우·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
'2016 여우락페스티벌' 처음 참여
각각 '장진우의 동산' '작은 밤의 노래' 선봬
"국악, 변화무쌍한 가능성의 음악" 입모아
장진우 "아티스트 개성 살린 굿판 보일 것"
최수열 "가객 부르는 세레나데...
  • 등록 2016-06-28 오전 6:16:00

    수정 2016-06-28 오전 10:03:38

셰프 장진우(왼쪽)와 지휘자 최수열이 ‘2016 여우락페스티벌’에서 각각 ‘장진우의 동산’과 ‘작은 밤의 노래’로 새로운 국악장르에 도전한다. 장진우는 “재밌게 한판 거하게 놀다가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최수열은 “클래식의 세레나데가 ‘작은 밤의 노래’로 청중에게 전달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사진=국립극장·ⓒ박재형).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어떤 음악과도 함께할 수 있는 ‘자유분방함’, 시대마다 각기 다른 ‘변화무쌍함’이 국악의 가장 큰 매력이다”(장진우 셰프). “우리 음악은 서양음악에서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미묘한 요소가 많은 ‘가능성의 음악’이다”(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

한발 떨어져서 생각하면 듣던 음악도 달리 들리고 즐겨 먹던 음식에서도 다른 맛이 날 때가 있다. 다른 장르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 음악은 어떤 멋이 있을까. 국악과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여기 두 사람이 신명나는 우리 음악 무대를 꾸린다. 서울 이태원의 ‘장진우 거리’로 유명한 스타 셰프 장진우(30)와 올초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았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 최수열(37)이다.

장 셰프는 스물여섯에 이태원 경리단길에 정착한 이후 4년 6개월 만에 식당부터 방범포차, 마틸다, 빵집 프랭크까지 11개 매장을 비롯해 전국 20여개의 브랜드식당을 낸 성공한 외식사업가다. 5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청년 창업신화’로 떠올랐다. 한국 지휘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최수열은 2010년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음악연주단체 앙상블 모데른의 아카데미(IEMA) 지휘자 부문에 동양인 최초로 선발됐다. 서울시향과는 2013년 지휘마스터클래스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부지휘자로 발탁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내달 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펼치는 ‘2016 여우락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국악공연을 선보인다. 장진우는 동해안별신굿을 소재로 한 ‘장진우의 동산’(7월 12·13일)을, 최수열은 클래시칸앙상블과 함께 ‘작은 밤의 노래’(26일)를 준비했다.

-‘여우락페스티벌’에 처음 참여하게 됐다. 국악과의 인연은.

장진우 셰프(사진=국립극장).
△장진우(이하 장): 사실 국립전통예술고교와 중앙대에서 피리를 전공했다. 고교 졸업연주회로 국립국악원에서 ‘어우락’이란 공연을 올렸는데 정말 많은 관객이 왔다. 당시 청소년가무악단 어우락이란 이름으로 국악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다. 음악 듣는 걸로는 대한민국 1등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다 보니 스피커수집가라는 별명도 생겼다.

△최수열(이하 최): 어린 시절 집 거실에 가야금이 세워져 있었다. 고교 1학년 때 풍물동아리에서 장구를 배웠고, 군 복무시절인 ‘2002 한일월드컵’ 때는 노란색 옷을 입은 취타대 오른쪽 장구주자로도 활약했다. 올 10월 예정된 공연까지 3년째 국립국악관현악단 ‘리컴포즈’ 공연을 지휘했고, 하반기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의 연주도 예정돼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공연에 대해

△장: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다양한 무당이 출연하는 굿이다. 프로듀서 준백을 비롯해 가수 김반장·선우정아, 무용수 최수진 등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가 모여 ‘동해안별신굿’을 소재로 다이내믹한 공연을 펼친다. 굿 자체가 무당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티스트가 각자의 개성을 살려 그들이 생각하는 굿을 이야기하는 거다. 일부러 서양악기를 쓰지 않고 진짜 무당·악사 선생을 모셨다. 전통 안에서도 여러 시도가 가능하다는 걸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최: 페스티벌 최초로 클래식 실내악단이 전면에 나와 서양음악을 한국음악화해 선보인다. 잘 알려진 클래식 레퍼토리인 슈베르트·브리튼·엘가의 세레나데에 전통음악적 요소를 접목해 새롭게 재해석했다. 대금 솔로를 가미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여창 가객이 부르는 브리튼의 ‘테너와 호른 그리고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현악앙상블을 중심으로 우리 정서를 소박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사진=ⓒ박재형).


-원래 하던 일과는 별도로 연습을 병행했을 텐데 과정은 어땠나.

△장: 사실 다같이 모여서 하는 연습은 없었고 공연 당일이 첫 만남이다. 하하. 이메일을 통해 장단을 전달하고 각자의 굿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함께하는 인물이 이번 공연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원체 ‘쟁이’들이기 때문에 알아서 놀 수 있는 큰 판만 짜줬다. 사실 이번 무대에 서는 멤버들은 10년 전부터 알던 사람들이다. 선우정아의 경우 YG 보컬트레이닝을 할 때부터 우리나라 최고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작은 식당을 운영할 때 선우정아가 로고송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최: 공연 막바지에 다같이 모여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지금은 모두가 개별 연습을 하고 있다. 브리튼의 세레나데에서 테너 부문을 우리 소리로 바꾸는 것과 상징적인 부분이 많은 영어가사를 우리말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고심하고 있다.

-다른 시선에서 본 국악의 매력은.

△장: 우리 음악은 ‘자유분방함’이 가장 큰 미(美)다. 어떤 음악이나 악기와도 함께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변화무쌍함’. 국악만큼 무수한 변주가 가능한 음악은 세계에서도 그리 흔치 않다. 같은 산조라도 여러 유파가 있지 않나. 예인을 중심으로 여러 해석이 가능하고 자신만의 음악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최: 현대음악이란 장르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 음악이 곧 ‘가능성의 음악’이다. 오선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생명이 깃든 음악이다.

‘2016 여우락페스티벌’의 쇼케이스 모습(사진=국립극장).
‘2016 여우락페스티벌’의 쇼케이스 모습(사진=국립극장).
‘여우락페스티벌’ 지난 공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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