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는 “각종 가정간편식(HMR)에 치이고 신제품 수명 주기 짧아진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 마이너스 성장세…해외서 활로 모색
11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등에 따르면 2014년 1조8500억원대에서 2년 만인 2016년 2조400억원대로 급성장했던 국내 라면 시장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전년 대비 2.7% 줄어든 1조99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업계는 불고기 등 대표 한식 메뉴와 콜래보레이션한 제품부터 매운 맛을 강조한 라면, 베지테리언(vegetarian·채식주의) 라면,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할랄 라면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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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농심은 올해 해외 매출 8억1000만 달러를 목표로 농심아메리카, 농심제팬 등 ‘신(新)브랜드’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현지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신라면’을 중심으로 고기 성분 없는 야채라면 ‘순라면’, 양념 치킨과 볶음김치 소스를 곁들인 ‘미스터(Mr.)비빔’, 중국 시장 전용 ‘상해탕면’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동남아 수출도 활발하다.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핵심 국가’를 선정해 필리핀의 SM몰, 태국의 빅씨(BIG-C)마트 등 대형유통 채널부터 지방 중소형 할인점, 개인슈퍼까지 공급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2년 ‘불닭볶음면’을 선보이며 비상(飛上)한 삼양식품은 수출 라인업 다양화에 치중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 수출액은 2016년 660억원, 지난해 175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930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매출 총액 4584억 중 불닭볶음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5%, 수출 총액(2500억원) 기준으로는 85%를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위주의 수출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최근 동남아시아 맞춤형 ‘삼양 80G’, 미주시장 맞춤형 ‘삼양볼’ 등 삼양 브랜드를 앞세운 제품들을 개발·출시했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닭’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삼양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수출 확대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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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테리언 라면에 할랄 라면까지
오뚜기 관계자는 “인도 인구 중 약 4억 명이 채식주의자로 분류되며 현지 시장조사 시 식당, 식료품점에서 대부분 채식을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채식 라면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지화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한 라면의 성장세도 무섭다.
신세계푸드와 마미 더블 데커 합작사 ‘신세계마미’가 지난 4월 출시한 대박 라면은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1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간 목표(80억원)의 20%를 달성했다. 매월 20만개 이상 판매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 누적 판매량이 360만개를 넘어섰다. 봉지라면(4개입) 가격이 18.8 링깃(5155원), 컵라면이 4.6~5.2 링깃(1261원~1425원)으로 현지 라면 대비 3배 정도 비싼 데도 불구하고 올린 실적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고 신세계푸드 측은 전했다.
김치맛·양념치킨맛에 이어 조만간 새로운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무슬림들이 볶음식 매운맛 라면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 올 하반기에 새로운 종류의 볶음식 라면을 선보이기 위한 개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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