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지진이란 금융위기를 앞두고 시장의 색이 크게 바뀌었을 때 많은 퀀트 펀드들이 이에 즉시 대응하지 못한 채 수십억달러를 단숨에 날려버린 사건을 이릅니다. 당시 많은 퀀트 펀드들은 유사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를 하고 있었던 만큼 연쇄적으로 빠르게 무너졌던 거죠. 최근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던 성장주 시대에서 저평가 가치주로의 전환이 그만큼 급격하다 해서 일부에선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모양입니다.
전환의 계기는 바로 국채금리의 급등입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경기지표가 예상외의 호조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자 미국과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했죠.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에 국채 금리도 함께 내렸었는데, 예상보다 경기가 괜찮을 것 같자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고 그동안 내렸던 국채 금리도 오른 겁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정말 이 추세가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시장에선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옵니다. 금리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상장 기업들의 향후 이익전망치는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고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낮은 이익전망치는 단기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현재 시점에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전환은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금리가 다시 하락 전환하게 될 경우 가치주의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 있다는 겁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 국채금리 급등은 최악의 경우 9월 연준의 금리인하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지만 미국의 투자지표 부진이나 재정정책 실탄 부족 등을 고려하면 비현실적인 가정”이라며 “9월 연준이 매파적 금리인하에 나서더라도 미국 투자지표(7월 ISM 지표)가 부진한 점을 보아 금리인하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장기금리는 하락반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