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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41·전북현대)이 23년 간의 화려했던 프로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동국은 기자회견 내내 담담하게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부상 때 나약해진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이동국은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인생을 보냈다. 동시에 누구보다 많은 좌절을 겪기도 했다. 특히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이 누구보다 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거스 히딩크 당시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본선을 앞두고 무릎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도 과감히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왔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왔고 그 결과 누구보다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선수로 활약할 수 있었다.
이동국은 11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 K리그1 시즌 최종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전북이 통산 8번째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선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꿈같은 장면이 나올 전망이다.
이동국은 “모든 것이 짜여진 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며 “그 순간에 내가 있다고 하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