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20년 지기` 한석규를 말하다(인터뷰①)

  • 등록 2010-11-17 오후 1:23:31

    수정 2010-11-17 오후 3:12:33

▲ 김혜수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김혜수와 한석규의 만남`
 
`달콤, 살벌한 연인` 손재곤 감독의 새 영화 `이층의 악당`은 이 같은 소갯글로 더 많이 회자되곤 한다.  
 
두 사람은 95년 `닥터봉`에서 남녀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이후 정확히 15년 만에 `이층의 악당`으로 재회했다.
 
빌라에서 주택으로 바뀌었을 뿐 아래 위층에 살며 티격태격 로맨스를 펼치는 모습은 같다. 하지만 영화 속 두 사람은 정확히 흐른 세월만큼 변했다. 이 같은 모습에서 십여 년 전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는 건 비단 관객들만이 아닌듯했다. 김혜수는 영화 홍보차 마련된 인터뷰 자리에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보다 한석규 얘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영화제목 그대로 `이층의 악당`인 한석규다. 김혜수 또한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석규 오빠(김혜수는 한석규를 시종 이렇게 불렀다)는 내 청춘의 영화 속 배우"라며 1990년대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그와의 재회를 감격스러워했다.
 
첫 만남은 `닥터봉`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91년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서 보조출연자와 주연배우로 처음 만났다. 사적으로는 한석규가 동국대 선배지만 연기자 데뷔는 김혜수가 먼저였다.
 
이후 한석규는 드라마 `아들과 딸` `서울의 달` 등 MBC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김혜수와의 첫 영화 `닥터봉`으로 영화배우로 첫발을 뗐다. 그리고 `넘버3` `초록 물고기` `쉬리`까지 히트작을 줄줄이 내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작품 운이 다했는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좀처럼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그는 `저무는 해`로 최고 배우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2010년 자신의 18번째 영화, 골프로 치면 한 경기를 마친 시점에 김혜수와 다시 만났다. `이층의 악당`은 그의 초창기 작품을 연상케 한다. 가볍고 경쾌하다. 한석규는 그렇게 초심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시작과 끝에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녀` 김혜수가 있었다.
 
이렇듯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영화보다 재미나다. 허구가 아닌 실화여서 감동의 크기도 더하다. 김혜수의 말을 빌려 영화 `이층의 악당`을 소개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영원한 현역` 한석규에 관한 이야기.  
▲ 영화 `닥터봉`과 `이층의 악당`


◇단역배우와 톱스타로 첫 만남 `그 후 20년`  
 
"동국대 83학번 한석규입니다."
 
MBC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을 촬영할 때였다. 웨이터 단역배우가 말을 걸어왔다.
 
"아이고, 선배님 왜 이러세요. 말씀 놓으세요"
 
목소리가 매우 좋았다. MBC 공채 탤런트로 이제 막 연기의 첫발을 뗀 단역배우. "손님, 어떤 걸로 드시겠습니까?" 대사는 물론 한마디가 전부였다. 하지만 대사의 길고 짧음은 중요치 않았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그녀의 피부에 와 꽂혔다.
 
본격적인 만남은 1995년 영화 `닥터봉`으로 시작됐다. 학교에서 최민식과 더불어 전설로 불리던 `연기 고수`임은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그는 브라운관에선 스타였으나 영화가 처음이었고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닥터봉? 제목이 닥터봉이 뭐야?` 
 
스타로 거만함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가장 철이 없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그녀의 배우 본능을 자극했다.
 
연기를 잘해도 너무 잘했다. 영화에서 딸로 출연한 아역배우는 현장에서 그를 "아빠"라고 불렀다. 따뜻한 목소리만큼이나 인간성도 좋았다. 그는 한마디로 `어른`이었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데뷔해 무언가에 이끌리듯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기본이 채 쌓여 있지 않을 때였다.
 
`저 사람은 되는 게 나는 왜 안되지?` 그를 보고 있으면 자괴감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15년이 흘러 `이층의 악당`으로 그를 다시 만났다. 창인 역에 한석규의 이름이 오르내렸을 때 그녀는 뛸 듯이 기뻤다. 더불어 안도했고 그의 녹슬지 않은 연기력에 거듭 감탄했다.
 
그처럼 욕조차 맛깔나게 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매 순간 진정성이 묻어나는 연기는 또 어떻고. 촬영장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주고받던 순간은 특별한 선물로 남았다. "허허허~ 혜수야" 짧게 불러만줘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영화의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그는 그녀를 또 한 번 울렸다.  
 
"골프에선 18홀까지 돌고 나면 한 경기가 끝이 납니다. 배우로서 나 자신도 이제 막 한 경기를 마쳤는데 점수로 친하면 버디를 기록한 적도 있고 형편없이 망가진 적도 있었죠. 하지만 중요한 건 나는 아직도 `플레이어`라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이려는 현역 배우. 그리고 그 시작과 끝에 배우 김혜수 씨가 있었어요. 앞으로 10년 후에도 다시 그녀와 배우로 만날 수 있길 희망합니다"
▲ 영화 `이층의 악당`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김혜수와 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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