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뜯어보기] '손에 잡힐 듯' 진화하는 무대예술

- 뮤지컬 '아가사'
차세대 영상기술 '홀로그램' 활용
움직이는 배경으로 몰입감 업
- 연극 '동작그만'
동명 개그프로 25년 후 그린 작품
'퍼포먼스 맵핑'으로 군무에 영상 입혀
  • 등록 2015-02-23 오전 6:41:00

    수정 2015-02-23 오후 2:21:41

독특한 영상기술로 시선을 사로잡는 뮤지컬 ‘아가사’(위)와 연극 ‘동작그만’이 나란히 관객을 찾아왔다. ‘아가사’에서는 차세대 영상기술로 평가받는 홀로그램을, ‘동작그만’에서는 ‘퍼포먼스 맵핑’ 기술을 각각 활용했다(사진=아시아브릿지컨텐츠·지구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거대한 미로 궁정 라비린토스. 영국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가 레이몬드에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반인반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미궁을 만들었단다. 테세우스는 왕녀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붉은색 실타래를 입구에서부터 풀고 들어가다 괴물을 만나게 됐지.” 아가사의 설명이 끝날 무렵 무대 위에 거대한 괴물이 등장한다. 동굴 안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밀며 나타난 괴물. 인형이나 분장을 한 배우가 아니다. 영상이다. 뮤지컬 ‘아가사’ 팀이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마치 실제처럼 만들어낸 신화 속 괴물이다.

진화한 무대기술 덕에 관객의 눈이 호강하고 있다. 대표작은 오는 5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하는 뮤지컬 ‘아가사’와 27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에 오르는 연극 ‘동작그만’. 두 작품 모두 무대 전환과 극의 전개에서 영상을 적극 활용했다.

△뮤지컬 ‘아가사’…무대 위 특수 망사막만 1000만원

올해 대극장 뮤지컬로 돌아온 ‘아가사’는 영국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1926년 겨울 11일간 실종됐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난해 ‘김수로프로젝트 8탄’으로 첫선을 보인 창작뮤지컬.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밝히는 것에 치중하기보다 아가사가 겪는 창작의 고뇌와 여성이기에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숭고하게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대극장 무대로 옮기면서 음악과 배우, 무대장치 등 여러 면에서 변화를 꾀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영상이다. 무대에 투사된 수십개의 철문은 수시로 움직이며 관객에게 마치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던져준다. 아가사의 내면을 비추는 수십개의 거울과 그녀가 사라진 숲 장면에서도 영상으로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이번 공연에 사용된 기술은 차세대 영상기술로 평가받는 ‘홀로그램’. 주로 K팝 공연이나 콘서트에서 볼 수 있었던 이 기술이 최근에는 무대서도 활용되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앞에 흰색 망사막이 내려와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 특수한 반투과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투영함으로써 입체영상을 구현한다. 김지호 연출은 “홀로그램 망사막에만 1000만원을 투자했다”며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영상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에선 반전을 찾기보다 배우들의 심리를 따라가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가령 배우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보면 인물들의 관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극 ‘동작그만’…미디어아트 기술로 현대화

연극 ‘동작그만’은 과거 KBS 인기 프로그램 유머1번지 ‘동작그만’의 25년 후를 그린 작품.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군대 소재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동작그만’에서는 원년멤버인 이봉원·이상운 등이 그대로 출연한다. 당시로부터 수년이 지나 한자리에 모이게 된 이상운 메기 병장, 이봉원 곰팽이 일병, 뺀질이 병장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룬다. 주인공들의 역전된 상황을 콩트·슬랩스틱·드라마·토크·쇼 등으로 연출하며 강력한 웃음 폭탄을 선사함과 동시에 세월이 지난 후 중년이 겪는 삶과 애환을 함께 풀어낼 예정이다.

특히 무대에 접목한 미디어아트 기술을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콘텐츠를 현대화하기 위한 장치. 오프닝 군무에서 사용한 ‘퍼포먼스 맵핑’이 대표적이다. ‘퍼포먼스 맵핑’이란 배우의 동작이나 움직임에 맞게 영상을 씌우는 작업을 말한다. 이번 공연에선 영상을 단순히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극의 흐름을 이끄는 도구로 활용했다. 정종형 미디어아트 감독은 “공연시작부터 끝까지 영상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을 것”이라며 “관객층을 고려해 단순하고 이해가 쉬우면서도 화려한 영상을 쓰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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