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시사한 파월, SVB 충격파 이후 말 바꿀까

CME 페드워치, 빅스텝 가능성 30%대 낮아져
월가 "연준 공격 긴축의 여파 알 길 없다" 토로
  • 등록 2023-03-11 오전 9:41:40

    수정 2023-03-11 오전 9:41:4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달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견해가 약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이후 금융 안정 과제가 급부상하면서, 공격 긴축 관측이 줄어든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0~5.25%로 50bp(1bp=0.01%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39.5%로 보고 있다. 전날 68.3%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 대신 현재 4.50~4.75% 금리를 25bp 올릴 가능성은 전날 31.7%에서 60.5%로 확 늘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50bp 인상은 최근까지만 해도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제롬 파월 의장이 공개석상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50bp 빅스텝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바뀐 것은 SVB 사태가 순식간에 시장을 덮친 이후부터다. 월가는 SVB가 전날 자본 조달 계획을 밝힐 때까지만 해도 긴장감 속에 숨죽여 지켜봤는데, 이날 금융당국이 SVB를 겨냥해 전격 파산 조치를 실시하면서 위기감의 차원이 달라졌다. 이 와중에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경우 자칫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고,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가 많아진 것이다.

연준은 양대 책무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명시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금융 안정, 다시 말해 금융 시스템 리스크 방지는 중앙은행의 가장 전통적인 역할로 꼽힌다. 이를테면 한국은행의 양대 책무는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다. 연준이 최대 고용을 정책 목표에 넣은 것은 노동시장이 워낙 자유로운 미국만의 특성 때문이다.

뉴욕채권시장은 이미 긴축 속도조절로 기울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78%까지 급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32bp 이상 폭락한 수치다. 최근 2거래일간 낙폭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2008년 9월 이후 가장 컸다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74%까지 내렸다. 25bp 안팎 떨어졌다.

SVB 사태로 인해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1년간 금융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전혀 예기치 못한 리스크들이 터져 나올 수 있는 탓이다. 월가 금융사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1년간 시행한 450bp 인상과 양적긴축(QT)이 얼마나,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공포”라며 “또 어떤 사태가 나타날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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