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창업생태계 '마중물' 액셀러레이터

  • 등록 2018-01-25 오전 5:45:00

    수정 2018-01-25 오전 5:45:00

[이데일리 강경래 벤처중기부장]“올 상반기 중 민간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창업투자보육기관)를 창업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액셀러레이터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앞으로 유망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글로벌 대기업 고위급 임원인 A씨. 기자에게 액셀러레이터 창업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이제 갓 50대에 진입한 그는 앞으로 꽤 오랜 기간 동안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온실’을 과감히 포기하고 창업이라는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

A씨의 창업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에 특화한 액셀러레이터를 만든다는 것.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거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그는 수십년간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며 확보한 전 세계 네트워크와 인맥을 활용, 국내외 블록체인 관련 유망한 ‘스타트업’(Start-up·창업초기기업)을 조기에 발굴할 계획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일반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는 달리, 초기 1억원 안팎의 엔젤투자와 함께 멘토링, 연구개발(R&D) 산학연 연계지원 등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데 목적을 둔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액셀러레이터로는 미국 와이콤비네이터가 꼽힌다. 이 회사는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 ‘비아웹’을 창업한 폴 그래햄이 2005년 설립했다.

액셀러레이터라는 개념을 전 세계에 널리 확산한 와이콤비네이터는 2016년 기준으로 1173개 기업에 총 118억6900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와이콤비네이터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는 무려 650억달러(약 69조6000억원) 이상이다. 이들 기업 중 에어비앤비는 2008년 설립한 후 10년만에 전 세계 191개 국가, 3만4000여개 도시에 진출한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업체로 성장했다. 국내 업체로 ‘뷰티테크’에 주력하는 미미박스 역시 와이콤비네이터가 투자한 사례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의 와이콤비네이터’를 표방한 민간 액셀러레이터들이 국내에서도 속속 등장하는 것. 이와 관련 지난달 22일에는 민간 액셀러레이터 연합체인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가 공식 발족했다. 정부가 2016년 11월 액셀러레이터 등록제를 시행한 후 민간 액셀러레이터들이 1년여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 것이다.

액셀러레이터 시장 확대는 민간 창업생태계 활성화 확대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보육시설이 서울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에 국한, 전국 각지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충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스타트업들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역삼동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시설 ‘팁스타운’에 입성하는 것을 ‘하늘의 별 따기’ ‘메이저리그’ 등으로 표현하는 이유다.

다행히 이번 협회 출범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 있는 스타트업을 위한 보육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부에 등록된 민간 액셀러레이터 63개 중 36.5%인 23개가 비수도권에 위치했다. 창업보육시스템의 전국 단위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민간주도형 창업생태계 활성화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제 공식 도입한지 1년이 조금 넘은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워밍업’ 단계를 마치고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본격적으로 해주길 기대해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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