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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안티섹스용 침대', '중세 일본'...조롱거리 전락한 선수촌

  • 등록 2021-07-21 오후 12:25:06

    수정 2021-07-21 오후 12:31:25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골판지 침대. 사진=AP PHOTO
러시아 남자배구팀의 아르템 볼비치가 제대로 서 있을 수 없는 도쿄올림픽 선수촌 화장실을 비판했다. 사진=아르템 볼비치 SNS
러시아배구대표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는 머리가 닿을 만큼 낮은 도쿄올림픽 선수촌 화장실에 곤란해하고 있다. 사진=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 SN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도쿄올림픽이 개막도 하기 전에 선수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선수촌은 벌써부터 온갖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도쿄 하루미에 지어진 선수촌은 건물 21개 동, 방 3600개로 조성됐다. 대회 기간 최대 1만8000여명이 이곳에 투숙한다.

사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대회 전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런 우려들은 예상대로 현실이 되고 있다. 가장 논란의 대상에 오른 것은 역시 골판지 침대다. 이미 ‘안티 섹스용 침대’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은 자신의 SNS에 골판지 침대에서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는 “이 침대가 ‘안티-섹스’를 위해 일부러 골판지로 제작됐다는 말이 있다”며 “겉보기에는 격렬한 움직임에 무너질 것 같지만 그건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공식 SNS는 이 트윗을 공유하며 “‘설’이 잘못됐음을 밝혀준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실은 맥클레네건이 올린 내용은 골판지 침대를 우회적으로 비꼬기 위한 내용이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수촌 침대가) 스포츠 경기 이외의 상황을 피하려고 한 사람의 체중만 견딜 수 있다”며 “선수들 간의 친밀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골판지 침대는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졌으며 약 2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돼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것이지 선수들에게 편안한 잠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선수들은 언제든지 침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잠을 설쳐야 한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간판스타 진종오(42·KT) 역시 “침대 폭이 좁아 누우면 두 팔이 밖으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다른 선수촌 시설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21세기 일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놀랐다”며 “선수들이 딱하다”고 비판했다.

마메도프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부터 도쿄올림픽까지 선수와 지도자로 올림픽만 9번째 참가하는 베테랑이다. 당연히 여러 올림픽의 선수촌 시설을 모두 경험한 바 있다.

선수들도 “여기는 중세의 일본 같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러시아 남자배구 대표팀의 아르템 볼비치(31·제니트 카잔)는 자신의 SNS에 목을 가로 방향으로 숙인 어정쩡한 자세로 화장실에서 엄지를 치켜든 사진을 공개했다.

212cm의 초장신은 볼비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198cm의 팀 동료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27·디나모 모스크바)도 화장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움직이지 못하는 사진을 올렸다.

역시 198cm의 남자 테니스 선수 카렌 하차노프(25·러시아) 또한 화장실 천장에 정수리가 닿아 황당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상당수 선수들이 2m에 육박하는 거구인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선수촌 숙소 안에 TV, 냉장고가 없다는 점도 선수들로선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고 역대 가장 더운 올림픽으로 예고될 정도로 심각한 도쿄의 폭염을 고려하면 선수들에게 방에 TV와 냉장고가 없는 건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다.

일본어투성이 시설물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선수도 있다. 테니스 여자 복식에 출전하는 가브리엘라 다브로프스키(29·캐나다)는 리모컨에 온통 일본어만 적혀있어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켤 수가 없다며 SNS에 “도와줘(Help)”라고 글을 올렸다.

이같은 불만이 쏟아지자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의견을 듣고 개선하겠다”며 “냉장고와 TV는 시급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불만 자체를 처음 듣는다고 밝힌 것 자체가 도쿄조직위의 준비 소홀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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