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걷히고 난 뒤' 이창용[주간인물]

한국은행 1년반 만에 기준금리 동결해 3.5% 유지
금리인상 마침표인지 쉼표인지 시장 관심 촉각
이창용 한은 총재 "안개 가득하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 등록 2023-02-25 오전 9:05:00

    수정 2023-02-25 오전 9:05:00

한 주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주목받은 인물과 그 배경을 재조명해봅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결정했습니다. 기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써 1년6개월 연속으로 오르던 기준금리는 상승 행진을 멈췄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뉴스1)
기준 금리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시소를 탔습니다. 한은은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전보다 0.5% 포인트 내린 0.75%로 결정했습니다. 금리 인하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코로나 19로 금융과 자본 시장이 움츠러드는 데 따라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이었죠. 그대로 두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리라는 위기감도 컸습니다. 기준 금리는 그해 5월 0.25% 더 내린 0.5%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수준이 2021년 7월까지 유지됐습니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를 0.25% 올려잡아 0.75%로 결정했습니다. 1년2개월 만에 나온 금리 인상으로 반등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금리는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을 기본으로 두 차례 빅스텝(0.5% 포인트 ↑)을 거치면서 3.5%까지 거침없이 올랐습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때와 비교하면 3% 포인트 오른, 아찔한 상승폭입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상승 행진을 멈춘 것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상승의 마침표인지 아니면 쉼표인지에 집중됩니다. 우선 금통위원 7명 가운데 5명은 기준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2% 대로 내려가기까지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기조이고요.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3%대가 예상돼, 한은 기조대로면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과 금리 격차가 여전한 것도 관건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5~4.75%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가 최대 1.25% 포인트 낮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리려고 합니다. 격차가 더 벌어지면 한국은 애가 닳습니다. 외화 유출과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안개처럼 행간이 어렴풋하게 들리는데요, 이어지는 말을 들어보면 조금 더 감이 잡힙니다.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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