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의 역습…1기 신도시 중 집값 '나홀로 강세'

한류월드 등 대형 개발사업도 호재
테크노밸리 조성땐 2만명 고용효과
재건축 연한도 4~5년 앞으로 '성큼'
마두동 강촌라이프 84.93㎡형
1년새 집값 4억→4억5000만원
  • 등록 2017-05-04 오전 5:30:00

    수정 2017-05-04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달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서 문을 연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 뷰’ 아파트 모델하우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5000여명의 예비 수요자들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3년으로 강화됐고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수요자 관심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39대 1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경기 서부권 대표 신도시인 일산신도시가 요즘 뜨고 있다. 서울 강남권까지 이동 시간을 20분대로 단축시키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를 비롯해 일산 한류월드 및 일산테크노밸리 조성 등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도권 1기 신도시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초 준공된 노후 아파트가 4~5년 후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맞이할 예정인 가운데 탄현·일산동 등 구(舊) 일산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 ‘제2의 판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 집값 상승 주도

서울 도심에서 서북쪽으로 약 20㎞ 떨어져 있는 일산신도시는 1990년 초 정부가 과열 양상으로 번지던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개발한 공공택지지구다. 준공 후 신흥 주거지로 인기를 끌며 2006년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1373만원까지 치솟는 등 분당과 함께 수도권 1기 대표 신도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쇠락을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2010년부터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된 일산 인근의 고양 덕이·식사지구 등지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진 것도 일산 주택시장에 악재가 됐다.

결국 일산신도시 집값은 2013년 3.3㎡당 1014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아파트값이 조금씩 회복했지만 2014년 말까지도 3.3㎡당 1100만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매년 집값이 평균 5% 이상씩 뛰면서 경기 서북권의 주거 중심축으로 다시금 부활할 조짐이다.

지난달 말 현재 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1181만원.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분당(1607만원)·평촌(1430만원)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집값 상승률을 보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최근 1년 간(지난해 4월 말 대비 올 4월 30일 기준) 일산 아파트값 상승률은 6.35%로 △중동(5.19%) △분당(3.25%) △산본(3.05%) △평촌(2.74%) 등 다른 1기 신도시보다 최대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신도시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도 △일산(6.96%) △동탄(6.07%) △중동(5.78%) △판교(3.63%) △파주운정(3.40%) △산본(2.76%) △평촌(2.67%) △분당(2.26%)△광교 (1.14%) 등의 순으로 일산이 2기 신도시를 제치고 전체 신도시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일산신도시 마두동 강촌라이프 아파트 전용면적 84.93㎡형은 4억5000만원 선으로 1년 전(4억원)보다 10.6% 올랐다. 반면 분당에서 정자동에 이어 두번째로 비싼 동네로 꼽히는 이매동에 있는 금강아파트 매맷값(전용 84㎡)은 1년 새 3.98%(5억7700만원→6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일산 마두동 P공인 관계자는 “역세권 단지인데다 이르면 내년 초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일산 킨텍스를 잇는 GTX A노선 사업이 첫 삽을 뜬다는 소식에 최근 매수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며 “다른 신도시에 비해 그동안 가격이 저평가돼 있어 교통망 개발 호재가 집값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후단지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 ‘솔솔’

일산신도시 집값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우선 총 면적 80만㎡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 최근 고양시 대화동 일대로 최종 확정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1900여개의 기업 유치를 비롯해 약 1만8000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한류월드 부지 남측 70만㎡ 부지에는 오는 2022년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도 들어설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산신도시는 그동안 취약점으로 거론됐던 교통망이 구축되고 자족기능까지 점차 보완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서울 은평구 재개발 사업 등의 영향으로 일산까지 이주민이 넘어오고 있다는 점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 연한이 4~5년 후로 성큼 다가온 것도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분당·일산 등과 같은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이미 생활 인프라와 교통망을 잘 갖추고 있는 만큼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강남 대체 신도시로서의 옛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기대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신도시 내 기존 아파트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단기 차익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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