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VB 사태 후 금리는…성장주 투자 적기 다가온다"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국내주식 성장본부장
올해 성장주, 美금리인상 종결 시점 가장 중요
금융리스크, 단기 변수…6~7월엔 금리 마무리
AI·2차전지 장기 성장성 유효, 가격 부담 유의
年코스피 2300~2700P…내년 반도체 등 이익↑
  • 등록 2023-03-21 오전 7:01:00

    수정 2023-03-21 오전 7:01: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성장주는 미국 금리 인상 종결 컨센서스가 굳혀지는 시점이 투자 적기가 될 것입니다. 이르면 4~5월이 예상됩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당장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낮아 보여 금리 고점 전망 변화를 유의하길 권합니다. 가격 매력도가 중요한데, 인공지능(AI), 2차전지 등은 단기 가격 부담을 유의해야 합니다.”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국내주식 성장본부장은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3년 현대투자신탁(현 한화자산운용)에 입사한 이후 푸르덴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등을 거쳐 2014년부터 10년 가까이 성장주를 중심으로 운용을 담당해 왔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국내주식 성장본부장 인터뷰
“성장주 투자, 美금리인상 마무리 봐야…금융리스크 변수”

송 본부장은 “성장주는 2020~2021년 급격히 오른 이후 2022년 투자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고 입을 열었다. 가격 부담에 더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과 경기 우려,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둔화와 맞물리면서다. 성장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고용 지표 △미국 경기를 꼽았다.

최근 SVB 사태 이후엔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생겼다. 송 본부장은 “SVB 사태 이후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서 완화적 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SVB 사태 이전 금리 고점 전망은 5.75%였는데 다른 은행 연쇄 부실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5.25%로 낮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따라 연준이 자연스럽게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것은 증시에도 부정적”이라며 “다만 미국은 과거 금융위기 경험을 감안해 적극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기 때문에 성장주에는 단기적인 조정 요인 정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인상 종결은 6월이나 늦어도 7월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개별 접근할 시점은 이러한 컨센서스가 상당한 확률로 형성되는 오는 4~5월께가 유효하다”며 “금리 인상 정점을 예측할 수 있는 시기가 성장주 투자에 가장 적합한데, 무엇보다 살 만한 가격대인지 판단해야 한다. 기업별 편차가 있겠지만, 현재 성장주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I·2차전지株, 장기 성장성에도 단기 가격 부담 유의”

연초엔 인공지능(AI), 2차전지 등 성장주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거시경제가 워낙 불안하고 기업 실적 전반이 하향 조정되다 보니, 단기보다 5년, 10년 후 장기 성장 전망이 투자자 손길을 끌었다”는 진단이다. 모두 성장성이 유망한 메가 트렌드로 장기 긍정적이지만, 가격 부담을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송 본부장은 “AI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기업별로는 빅테크 성과가 ‘챗 GPT’와 같이 하나둘 가시화되는 반면, 스타트업, 중소기업은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라며 “AI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성장성은 밝지만 테마성으로 투자하기에 현재는 부담되는 가격대”라고 했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2차전지 종목에 배제하고 주식을 투자하기에 어려운 시대가 왔다”고 했다. 초기 성장을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성숙기로 가는 국면에서 과도하게 성장 프리미엄이 부여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송 본부장은 “2차전지, 전기차는 정말 장기적인 트렌드인데, 상당 기업들이 고평가됐다”며 △배터리 성능 발전 △태동기인 리사이클링을 포함한 배터리 원재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을 주목했다.

신재생에너지 업종에서는 기업별 해외 매출을 주목했다. 송 본부장은 “유럽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가장 빨랐지만 성장 둔화 국면이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지원책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에서 생산 가능한 기업을 봐야 한다. 중국은 현지 기업들이 장악해 국내 기업들의 진출 여지가 적다”고 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송준혁 베어링자산운용 국내주식 성장본부장 인터뷰
“年코스피 2300~2700P…내년 반도체 등 이익 반등 부각”

그는 올해 연간 코스피 예상밴드를 2300~2700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 금리 인상 마무리와 내년 국내 기업이익 증가 전망이 부각되는 하반기 긍정적 흐름을 점쳤다. 금융 리스크 확산 여부는 변수다. 특히 내년 이익 증가는 반도체 섹터의 턴어라운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봤다. 올해 IT 수요 부진, 재고 문제가 심화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상반기에 D램·낸드 가격이나 기업 재고 수준 등 반도체 업황 반등의 시그널이 하나둘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본부장은 “지난해 말 기업들이 재고를 낮은 가격에 해소한 이후 1~2월 수요가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최근 미미하게나마 전월비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있다”며 “1분기 실적 부진에 메모리 가격도 더 하락할 여지가 분명해 주가 변동성은 예상되지만, 반도체 주가와 흐름이 유사한 재고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향후 업황 반등에 앞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도체와 더불어 인터넷·모바일 기업들의 인건비, 마케팅 등 비용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내년도 국내 기업 이익 증가 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종목별 판단이 어렵다면 성장주를 담은 펀드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성장주 투자에 있어 바텀업 방식의 ‘하이 컨빅션(High Conviction)’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송 본부장은 “시장 벤치마크에서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닌 투자 기업 확신에 따라 펀드 내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며 “과도한 성장 프레임이 부여된 기업은 적극적인 매도가 필요할 때가 있고 성장주일수록 실적이나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펀드는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에 유효한 수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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