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영화 '연평해전' 유튜브 시청, 정부가 막은 것?

지난 27일 블로그,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튜브로 연평해전 볼 수 없다"며 논란 확산
제공 업체의 차이…'https 차단'도 관계 없어
  • 등록 2019-03-29 오전 12:14:16

    수정 2019-03-29 오전 12:14:16

국내 유튜브에서 영화 '연평해전'을 접속한 화면.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다"는 문구가 출력된다. (사진=Youtube 갈무리)


지난 27일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웹사이트에서 김학순 감독의 영화 '연평해전'을 유튜브로 시청할 수 없다는 글이 게재됐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금액을 지불하면 시청할 수 있었던 영화가 갑자기 '국가 제한 콘텐츠'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네티즌들은 "VPN 서비스로 IP를 우회해 미국에서 접속해보니 영화가 잘 나왔다"면서 "정부의 https 정책이 정권 성향과 반대되는 영화를 차단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었다. 영화 연평해전은 정말 https 정책으로 차단됐을까? 이데일리 스냅타임에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미국'서 연평해전 제공…지역별 서비스 차이

먼저 네티즌들이 연평해전을 시청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유튜브를 살펴봤다. 현재 미국 유튜브에서 연평해전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Well Go USA'라는 기업이다. 이 업체는 세계 각지의 영화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유통 레이블이다. 국내 Olleh TV, U+ TV처럼 디지털 VOD 서비스를 함께 진행해, 미국 현지에서 TV로도 시청할 수 있다. 본사는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위치해 있으며, 대만과 중국에 아시아권 지사를 두고 있다.

영화 '해적'의 유튜브 영상. 연평해전과 달리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사진=Youtube 갈무리)


Well Go USA는 국내 영화로 연평해전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 개봉된 이석훈 감독의 영화 '해적'도 유튜브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해적은 연평해전과 달리 국내 유튜브에서도 가격을 지불하고 시청할 수 있다. 같은 업체가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연평해전을 시청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YouTube 영화'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 차이다. 해적은 한국 유튜브에서 롯데 엔터테인먼트가 VOD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제공 업체와 별도로 또 다른 업체가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국 이용자들도 온라인 결제만 하면 해적을 유튜브로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연평해전의 경우는 다르다. 현재 유튜브에서 연평해전을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Well Go USA라는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지역에서 접속했을 때만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기준에서 '해외'인 국내 IP로 접속했을때 시청 제한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국에서만 볼 수 없다?…미국 제외하면 대부분 '차단'

정부의 'https 차단'은 해외 유해 사이트를 더욱 정밀하게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적용된 정책 내용 중 일부다. 이 정책에 따라 정부는 기존에 막을 수 없었던 해외 불법·유해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연평해전이 유튜브에서 사라진 사건을 두고, "정부의 https 차단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연평해전 차단 논란이 'https 차단 정책'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사진=티스토리 블로그 갈무리)


특히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연평해전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아서 https로 차단해버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유튜브의 연평해전 콘텐츠 제한이 국내 https 차단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은 사실일까? 스냅타임에서 VPN 서비스를 통해 해외의 접속 사례를 살펴봤다. 사용한 VPN 클라이언트는 'SoftEther'이며,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 지도의 위치 기능도 함께 썼다.

미국 지역을 기준으로 영화 '연평해전'을 선택한 결과. 한국과 달리 영화가 정상적으로 출력된다. (사진=Youtube 갈무리)


네티즌들이 "영화가 잘 나온다"고 이야기했던 미국은 어떨까. VPN 프로그램으로 미국 인디애나주를 기준으로 검색했다. 목록에서 연평해전 항목을 선택하니 영화의 세부 설명과 함께 결제 전 미리 볼 수 있는 데모 영상이 출력됐다. 반면 유럽 국가인 스위스를 기준으로 설정하니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남미 지역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을 기준으로 접속한 결과 영화가 출력되지 않았다. 페루의 라마 인근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비교적 한국과 가까운 일본, 홍콩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영화가 차단됐다. (사진=Youtube 갈무리)


https 차단 정책을 시행한 한국의 인접 지역인 일본, 홍콩의 사례도 확인했다. 일본은 이바라키현 중앙에 위치한 미토 시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결과는 앞서 살펴봤던 유럽, 남미와 마찬가지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출력됐다. 즉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마땅한 제공 업체가 선정되지 않아 연평해전을 볼 수 없는 상태였다.

유튜브의 서비스 제공 방식 또한 영화 연평해전 사건이 https 차단 정책과 관련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정 국가에서 영상 콘텐츠를 차단하는 것은 정부 정책과 전혀 상관없는 유튜브의 자체 이용 규정이다. 유튜브 고객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콘텐츠를 업로드 한 소유자가 저작권, 내용 등을 이유로 영상을 특정 국가에서만 제공되도록 선택할 수 있다. 또 일부 영상이 현지 법규를 어기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 유튜브에서 자체적으로 영상을 국가별로 차단할 수도 있다.

https 차단이 원인?…전혀 사실 아님

지난 27일 저녁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튜브 연평해전 차단 사건'은 국내와 해외의 제공 업체 차이가 원인이었다. 국내에 별도의 제공 업체가 선정된 다른 영화와 달리, 연평해전은 국내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한 "https 차단 정책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 지역을 우회할 수 있는 VPN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스위스, 아르헨티나, 일본, 페루, 홍콩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똑같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는 국가, 지역별로 영상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Youtube 고객센터 갈무리)


국가별 콘텐츠 제한 기능도 정부 정책이 아닌 유튜브의 자체 규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정부 정책은 영상을 클릭했을 때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출력하도록 만들 수 없다. 이처럼 영화 제공 업체와 접속 지역, 유튜브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데일리 스냅타임은 "https 차단 때문에 유튜브에서 영화 연평해전을 볼 수 없다"는 정보를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단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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