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기다렸어요"…새벽부터 뜨거운 총선 열기[르포]

4·1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 현장
오전 6시 투표 시작 전부터 투표 행렬
출근·나들이 전 투표소 찾은 유권자들
"싸우지 말고 일 하는 국회 됐으면" 한 목소리
  • 등록 2024-04-10 오전 7:11:59

    수정 2024-04-10 오전 7:11:59

[이데일리 박기주 황병서 기자] “1시간 반을 기다렸어요. 제대로 일할 사람 뽑아야죠.”

인천 관교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70대 노인의 말이다.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6시가 되기 한참 전부터 투표소 앞에서 기다렸다는 유모(71)씨는 특정 정당을 언급하며 “우리가 좀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오전 서울 광진문화예술관에 설치된 자양3동 제7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본 투표 날이 밝았다. 앞서 이틀간 사전투표가 있었음에도 투표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투표소는 장사진을 이뤘다. 취재진이 투표소를 방문한 5시 40분, 아직 동이 트기 전인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스무명 가량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었고, 투표가 시작된 즈음엔 25명가량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 이른 아침 만난 유권자의 상당수는 출근 복장을 하고 있었다. 사전투표 당시 여유가 없어 참여하지 못했고 본투표 날에도 일터로 향해야 하지만,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투표를 위해 30분을 기다렸다는 임모(59)씨는 ‘왜 이렇게 빨리 투표소에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출근을 하러 가야 해서 지금밖에 시간이 없었다”며 “정치권이 너무 까분다. 이렇게 투표를 통해 내 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줄을 서 있던 권모(59)씨는 “이렇게 가다간 나라가 잘 안 될 것 같다”며 “지난 21대 국회 땐 워낙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피로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꾸려지는 국회가 힘센 국회가 돼 일을 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 투표소로 나왔다는 정모(55)씨는 “서민들이야 뭐 물가나 이런 게 좀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권을 교체한다거나 특정 세력을 심판한다는 큰 이야기까지는 잘 모르겠고,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건 모두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전주남중학교에 마련된 평화1동 제2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지어 서 있다. (사진= 뉴시스)
다른 지역 역시 새벽부터 긴 줄이 서긴 마찬가지였다. 서울 목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투표가 시작되기 전 15명 가량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가 긴 줄을 마주한 이들은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벌써 이렇게나”라며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투표를 마치자마자 등산을 간다는 김모(52)씨는 “오늘 북한산으로 등산을 가는데 그 전에 투표를 하러 왔다. 워낙 치열한 선거라 꼭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대선에서는 찍을 사람이 없어서 포기했는데, (이번 국회는) 먹고 사는 문제를 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들이 복장으로 나온 이모(82)씨도 “친구들과 꽃놀이를 가기로 해서 일찍 투표하러 왔다. 제발 싸우지들 말고 제발 경제만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투표소에 방문한 30대들은 ‘미래’를 강조했다. 강모(32)씨는 “쉬는 날인데 그래도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나왔다”며 “뉴스를 보니 선거가 치열한 것 같기도 하다. 내 투표가 올해 12월 여자친구랑 결혼을 하는데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투표를 마친 후 ‘인증샷’을 찍고 일터로 향하던 30대 정모씨는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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