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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만나는 '오프라인 매거진 전권 컬렉션'의 의미

■현대카드는 왜 2021년에 매거진 전권 수집에 집착했나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Magazine Collection 展'
롤링스톤·라이프·도무스·플레이보이 등 11종 전권 전시
  • 등록 2021-05-14 오전 6:58:27

    수정 2021-05-14 오전 6:58:27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매거진(Magazine). 우리 말로 잡지(雜誌)다. 정해진 이름으로 호를 거듭해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출판물이다. 혹자는 글자 그대로 ‘잡다한 기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섞일 잡(雜)’과 ‘기록할 지(誌)’라는 한자 뜻은 그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을 의미한다.

세상이 디지털화 하면서 특히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는 게 잡지이기도 하다. 온갖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소식, 정보를 스마트폰, 인터넷으로 접하는 게 생활화된 요즘 젊은 세대들 중에는 주간, 월간, 계간 등 기간을 두고 두툼한 책으로 발행돼 완독을 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잡지를 ‘구시대의 유물’ 쯤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을 게다.

디지털시대에 만난 오프라인 매거진 전권 컬렉션

지난달 2일 현대카드가 서울 이태원 전시공간 스토리지에서 ‘the Issue: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Magazine Collection 전(展)’을 시작했다. 음악 잡지로 유명한 ‘롤링스톤’을 비롯해 포토저널리즘의 대명사 ‘라이프’, 남성 타킷의 월간지 ‘플레이보이’, 지리와 환경 그리고 인간을 다루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자인과 건축을 소재로 삶과 예술을 논하는 ‘도무스’ 등 총 11종의 매거진 발행본 전권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롤링스톤만 해도 1967년 11월 창간했으니 54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 그 동안 발행된 권수만 1260권이 넘는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888년, 라이프는 1936년 각각 창간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이런 매거진의 ‘전권 컬렉션’을 수집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쏟았다고 밝혔다. 매거진 11종의 발행본 전체 권수는 9000권에 이른다. 1800년대~1990년대 초 발행된 것들도 있고 해당 매거진 본사에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고 하니 전권 컬렉션 완성까지 들인 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2020년대에 왜?’라는 궁금증을 뿌리치기 어렵다. 디지털 시대에 그 오래된 매거진 전권을 수집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았고 전시회까지 열었으니 말이다.

현대카드 측은 “잡지는 어떤 시대 혹은 시간대에 있던 사건이나 특정 분야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이지만 전권을 한데 모아둔다면 차원이 다른 가치를 지니게 된다”며 “각 매거진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시대적 흐름을 통사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완전한 재료’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시대 유물’ 선입견 깨는 ‘전권 컬렉션’의 가치

‘삶을 그리고 세상을 보자. 엄청난 일들의 증인이 되자. 가난한 이들의 얼굴과 거만한 이들의 행동을 관찰하자. 기계나 군대, 집단, 그리고 정글과 달의 그림자 같은 기이한 물건들을 보자. 그림이나 건물들 그리고 발견들을 보고, 수천 마일 떨어져있는 것들을 보자. 벽에 가려진 것들과 방안에 있는 것들, 위험한 것들, 여성과 아이들을 살피자. 관찰하고 관찰하는 즐거움을 느끼자. 보고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

(사진=현대카드)
1936년 ‘라이프’ 창간 당시 발행인 헨리 루스가 동료들에게 공유한 ‘새 매거진을 만드는 취지(Aprospectus for a new magazine)’라는 제목의 선언문이다. ‘라이프’가 지금까지 담았던 수많은 기사와 사진들의 수록 배경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라이프’뿐 아니라 이번 전시된 11종의 매거진들은 모두 최초에 내세웠던 방향성과 목표를 잊지 않고 되뇌면서 문제의식을 갖고 사회 변화를 탐문하는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온 매체들이다. 디지털화로 인해 매거진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이들이 잊혀지지 않는 이유일 터다. ‘롤링스톤’을 만든 잰 워너는 1967년 11월 창간호에 실린 ‘에디터의 편지’에서 “롤링스톤은 음악, 음악을 내포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그 태도까지 아우른다”고 밝혔다. ‘롤링스톤’은 흔히 대중음악 매거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잰 워너의 글처럼 정치사회적, 문화적 변화와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롤링스톤’은 정신적 원천인 ‘히피 문화’의 태동과 함께 높아만 갔던 ‘약물 의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심지어 1994년에는 ‘Drugs in America’라는 이름의 특별호를 통해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변화 속 흔들림 없는 원칙’이 브랜드의 힘

현대카드 측은 “각 매거진들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의 독자들은 물론 정치 사회적 이해관계와 비판에 얽매이지 않고 매거진을 창립할 당시 세운 목표와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 안에는 프로페셔널리즘에 기반한 확장성도 있었다. 지리학 학술지로 시작해 생태와 환경 그리고 인류로 그 영역을 확장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지구 전체를 돌며 극지 탐험, 고대 유적 발굴, 동식물 보전 등의 분야에서 1만2000여건의 연구를 지원하고 그 결과를 매거진 위에 펼쳐놓은 게 그 예다.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측은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키는 일관된 태도는 현대카드가 오랫동안 견지해 온 브랜딩 아이덴티티와도 맞닿아 있다”며 “금융업을 넘어 오래도록 고객의 삶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자 하는 현대카드의 정체성은 최초 설정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매달 혹은 매주 최선을 다한 결과 뉴스의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하나의 고유한 브랜드로서 독자들의 삶에 뿌리내린 이 매거진들과 닮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월요일은 휴관인 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30분당 45명만 입장하는 사전예약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도 지난 12일까지 약 3000명이 관람을 했다. 호응도가 높다.

관람객 장준혁 씨는 “100여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발행된 수 천 권의 매거진을 수집하기 위해 주최측이 쏟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노력은 매거진의 가치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많은 매거진들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이후 느껴보지 못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원진씨는 “수십년 전에 발행된 ‘롤링스톤’의 실제 표지를 직접 손으로 넘겨보고 또 읽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독특한 경험이었다”며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전권 컬렉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전시를 마련해 준 주최측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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