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메타發 랠리에 웃었지만…애플 '어닝쇼크' 여파는

  • 등록 2023-02-03 오전 7:14:01

    수정 2023-02-03 오전 7:18:2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빅테크 랠리에 상승 마감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깜짝 실적과 자사주 매입 소식이 장중 투자 심리를 주도했다. 다만 장 마감 후 나온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실적은 월가 기대를 밑돌아, 추후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3만4053.94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7% 오른 4179.76을 기록하며 4200선에 근접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3.25% 급등한 1만2200.82에 마감하며 단박에 1만2000선을 돌파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06% 상승했다.

(사진=AFP 제공)


메타 23.3% 폭등에 나스닥 ‘후끈’

다우 지수를 제외한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빅테크 랠리를 등에 업고 상승 압력을 받았다. 그 선봉에는 메타가 섰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2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예상치(315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아울러 메타가 공개한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최대 285억달러로 월가 예상을 상회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올해 경영 테마는 효율성”이라며 “더 강하고 민첩한 조직이 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메타가 전망한 올해 비용은 890억~950억달러다. 기존 전망치보다 50억달러 낮춰잡았다. 여기에 주가 부양을 위해 올해 4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는 계획까지 공개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28% 폭등했다. 애플(3.71%), 마이크로소프트(4.69%), 아마존(7.38%), 알파벳(7.27%) 등 주요 빅테크들의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매파적인 발언이 시장에 줬던 압박이 일부 풀리면서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시장 평균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5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3.00%다. ECB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다음달 회의 때도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며 “물가 목표치인 2%로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꾸준한 속도로 상당한 수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영국 영란은행(BOE) 역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상대로 금리를 4.00%로 50bp 인상했다. BOE는 2021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10회 연속 올렸다.

ECB와 마찬가지로 최대 관심사는 인상 폭을 25bp로 낮출지 여부였다. BOE는 성명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필요하면 금리를 강하게 계속 올리겠다’는 문구를 없앴다. 로이터통신은 “인상이 끝나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대체적으로 BOE의 최종금리가 4.50%를 기록할 것으로 보지만, 일각에서는 4.25%에서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CB도 다음달 이후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격적으로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 역시 없지 않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긴축 속도조절 기류가 흐르면서, 3대 지수는 상승 탄력을 받았다.

연준의 전날 회의에 대해서는 매파와 비둘기파 진단이 혼재해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언급 등이 피봇의 힌트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밴티지의 제이미 두타 시장분석가는 “연준은 마음을 바꾸는데 열려 있다”며 “경제가 모멘텀을 잃는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만3000건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3000건 줄었다. 월가 예상치(19만5000건)도 하회했다.

이날 다우 지수만 나홀로 하락한 것은 제약사 머크의 여파가 컸다. 머크는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3.29% 빠졌다. 머크는 다우 지수에 속한 30개 기업 중 하나다. 다우 지수에 속한 유나이티드헬스의 주가는 5.11% 하락했다.

애플·아마존·구글 ‘실적 부진’

다만 이날 장 마감 직후 나온 빅테크 실적은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 1.8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94달러)를 밑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해 10.9% 감소했다. 매출액은 1171억5000만달러를 올렸다. 이 역시 시장 예상(1211억달러)을 하회했다.

아이폰 매출액은 657억8000만달러로 월가가 전망한 682억9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맥(Mac)의 경우 7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96억3000만달러)을 밑돌았다. 애플은 추후 실적 가이던스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거시 환경 등 불확실성이 큰 여파로 풀이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을 두고 “달러화 강세, 중국 생산 차질, 거시경제 전반의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그나마 실적 자체는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1492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시장 전망치(1454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1210억~1260억달러)가 기대에 못 미쳤다. 알파벳은 유튜브 광고 부진 등의 여파로 EPS와 매출액 모두 부진했다.

이에 세 회사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모두 4% 안팎 급락하고 있다. 세 회사는 모두 세계 시총 5걸 안에 든다. 그런 만큼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클 가능성이 높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6% 올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26%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69% 떨어진 배럴당 75.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0일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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