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멸 막을 골든타임…출산대책 절박하게 준비해야[현장에서]

합계출산율 세계꼴찌 한국…2025년 0.61명까지 떨어질수도
16년새 저출산 예산 2000% 넘게 늘었으나 출생아수는 42%↓
나경원 날린 ‘빚탕감 저출산 대책’…특단의 대책 의지있나 의문
3월 저출산대책 예고한 정부…인구소멸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등록 2023-02-28 오전 7:45:19

    수정 2023-02-28 오전 7:50:22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 중 하나는 작년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출생아수)이 0.78명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다.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출산율이 0.7명대까지 떨어지니 얄궃게도 외신까지 너나 없이 기사를 쏟아냈다. 2020년 월드뱅크(WB) 통계에 따르면 한국 출산율은 홍콩(0.87명)과 마카오(1.07명)를 너끈히 제친 세계꼴찌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을 방문, 환아와 보호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출산율 기사를 쓴 뒤 몇 통의 메일, 메시지를 받았다. 임신을 하거나 아이를 키워보니 아직 한국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아이를 낳지 말라는 충고였다. 정신과 의사인 한성희 작가의 책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에서 후배 의사가 출산 후 아이 보육 때문에 매일 머리를 조아리며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다가 스스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단 이야기를 읽으면서 ‘평범한 이들의 육아는 얼마나 어려울까’라고 생각한 기억도 났다.

2021년 발표된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합계출산율은 더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그나마 중위추계(기본 시나리오)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0명으로 바닥을 친 뒤 상승하지만, 혼인비율과 출산율이 더 악화한 상황을 가정한 하위추계에서는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으니 상황이 심각하다. 그 동안 주먹구구로 내놨던 백화점식 저출산 대책들이 무용지물이었던 탓이 크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6년 2조1000억원(일부 지방비포함)이던 저출산 예산은 2021년 46조7000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이 기간 출생아수는 45만명에서 26만명으로 42% 이상 줄었다. 16년간 270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정책 한계만 드러낸 꼴이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저출산대책은 기대를 갖기 어려워 보인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위원회 부위원장은 신혼부부가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출산대책을 제안했다가,오히려 포퓰리즘 역풍을 맞고 부위원장직에서 쫓겨났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정치인인 나 전 부위원장의 관심끌기를 감안해도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는 지에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자료 = 예산정책처)
경제유튜버 슈카는 최근 방송에서 출산율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도, 20대 부부의 아이가 2명 이상이면 재건축 물량 우선 배정, 기업·공무원 채용시 2자녀 지원자 가산점 제공 및 채용기업에 법인세 인하, 기업이 어린이집 운영시 법인세 차감 등을 제안했다. 현실성을 떠나 기존에 해왔던 백화점식 대책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0.7명대 출산율에 놀란 대통령실은 오는 3월 저출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유튜버인 슈카보다 더 긴장감과 절박한 심정으로 만든 대책일 것인지 궁금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출산율을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소멸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정권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막바지인 2025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하위추계인 0.61명이 아닌 고위추계인 0.96명에 근접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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