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담한 한 고객도 그런 사람이다. 그의 재산은 수도권에 있는 집 한 채가 전부고, 1~2년 이내에 직장에서 은퇴할 것 같다. 그런데도 자녀들의 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는 현재 자녀들의 교육비도 대고 있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노후생활을 위한 대안이 있습니까?”
“아니요, 하지만 집 한 채로 어떻게 되지 않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대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자녀에게 있는 돈을 다 투자하면 나는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노년을 살아갈 것인가?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는다고? 과연 몇 살까지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할 수 있겠는가! 80세 이후, 곧 병들고 기력이 빠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녀들에게 “지금까지 부양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부양을 하라!”고 할 것인가!
“그래 그래, 아버지가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줄게.”라거나 “걱정 마라. 엄마가 뭘 해서라도 끝까지 뒷바라지 해줄게.”라는 말은 자녀의 독립성을 제한하고 결국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독이 되고 만다.
부모도 자기 몫을 챙겨야 한다. 냉정한 소리 같지만 자녀에게 모든걸 쏟아 붓고 돈마저 떨어지면 소외되고 버림받는 게 현실이다. 돈 없고 능력 없는 노인으로 늙는 것보다는 자녀가 자라는 동안 자신의 인생도 챙겨야 부모 대우를 받는다.
“내 부모는 안 그럴 것이다, 내 아이는 안 그렇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처하지 말자. 굳이 대학 학비와 결혼비용까지 다 대주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노후 준비부터 해놓은 다음에 주어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대주고 싶다면 자녀에게 늙으면 노후 비용을 받는다는 각서라도 받아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