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성공학]세계 등산화시장 1위 넘보는 트렉스타 권동칠 대표

세상에 없는 혁신 등산화 시리즈로 아시아 1위 업체등극
"세상 모든 제품은 잘못됐다는 인식이 혁신의 출발점"
손을 사용하지 않고 신고벗는 신발,초경량 등산화 개발
디자인,색상 조립 변경가능한 레고형 신발로 승부수
  • 등록 2018-04-24 오전 6:05:00

    수정 2018-04-24 오전 6:05:00

[부산=이데일리 류성 산업전문기자]“세상의 모든 물건은 잘못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제품이 멋있게 잘 나왔다고 느끼는 순간 이를 개선하려는 아이디어는 사라진다.”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는 사업가라기보다는 ‘발명가’로 불리는 게 더 어울리는 기업인이다. 세상에 없는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아웃도어 신발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트렉스타를 이 분야 아시아 1위 업체로 키워낸 주인공이다.권 대표는 “제품의 잘못된 점에 대한 개선방향을 집요하게 찾다보면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면서 사업가이자 발명가로서 성공한 비결을 소개했다. 트렉스타가 가지고 있는 특허와 실용신안만 30여 가지에 달한다.

트렉스타는 아웃도어 신발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1위 업체이지만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3%(매출 631억원)에 머물렀다.하지만 트렉스타는 역사가 오래된 미국,유럽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아시아 업체로는 유일하게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주목을 받고있다.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머렐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도 10%에 불과할 정도로 이 분야 경쟁은 치열하다. 압도적 시장 지배자가 없다보니 언제든 판도가 바뀔수 있는 여지가 큰 셈이다.

권 대표가 혁신제품을 무기로 트렉스타를 세계적 아웃도어 신발업체로 키워낸 지는 지난 1994년 트렉스타라는 자체브랜드 출시 24년만이다.

아시아 1위 아웃도어 신발업체 트렉스타를 이끌고 있는 권동칠 대표는 “세상 모든 제품은 잘못 만들어졌다는 인식이 혁신 제품 개발의 출발점이다”며 “세상에 없는 혁신제품으로 2020년까지 세계1위 아웃도어 신발업체로 등극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렉스타 제공
그가 지금까지 상품화한 혁신적 아웃도어 신발로는 세계최초 초경량 등산화가 손꼽힌다.지금이야 가벼운 등산화가 대세지만 이 제품이 선보인 80년대만 하더라도 통가죽으로 만든 무거운 등산화가 전부였다. 그는 당시 “산을 오르는데 등산화는 무거우면 안되고 가벼울수록 좋은 것이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가벼운 등산화 개발에 도전했다.연구를 거듭한 끝에 통가죽 대신 원단을 사용해 무게를 380g까지 줄인 초경량 등산화를 시장에 선보였다. 기존 가죽 등산화(평균 600g)보다 절반 가까이 무게를 낮춘 것.

“등산화가 너무 가볍다 보니 무거운 등산화에 익숙해 있던 고객들이 등산화로 인식하지 않고 사용하기를 꺼렸다.” 출시 초기 이 제품은 너무 가벼운 혁신기능 때문에 오히려 고객 외면을 받았다.고객의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궁여지책 끝에 전국 주요 등산로 입구에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주민증을 받고 경등산화를 빌려주는 체험마케팅을 펼쳤다.이때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경등산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트렉스타를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게 만들었다.

1993년에는 인라인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부츠가 한결같이 딱딱하던 시절에 소프트 인라인 부츠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인라인 부츠업계를 놀라게 했다.2012년에는 2만여명의 발모양을 분석해 한국인 발에 최적화한 모양을 적용한 네스트핏 기술을 신발에 상용화했다. 2015년에는 손을 사용하지 않고 발로만 신발을 벗고 신을수 있는 최첨단 신발 ‘핸즈프리’를 출시했다.신발 뒤꿈치에 부착된 회전식 버튼이 신발끈을 풀어주고 조이는 기능을 한다. 트렉스타는 이 제품으로 지난해 2월 세계 최대 스포츠 아웃도어 전시회인 스포츠아웃도어용품박람회(ISPO)에서 황금상을 수상하며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심지어 신발 크기를 조절할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다.권 대표는 “어린이들이 커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도 커지기 때문에 신발 사이즈도 고정돼 있지 않고 이에 맞춰 키울수 있는 신발이 있으면 어떨까 하고 개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예상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아 얼마전 특허권을 미국업체에 매각했다.

트렉스타를 아웃도어 신발 발명회사로 변모시켜 세계적 아웃도어 업체로 성장시킨 배경에는 권 대표의 치밀한 경영전략이 자리한다.

“들어가는 게 있어야 나올수 있다. 평상시 직원들의 머리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차곡차곡 집어 넣을수 있을까 고민한다. 직원 머리속에 들어간 콘텐츠가 숙성이 되고 융합이 돼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일어난다.”

그는 우선 직원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흡수하도록 자신이 지정한 도서를 매달 1권 이상씩 반드시 읽도록 하는 회사규정까지 만들었다. 권 대표는 “트렉스타 직원들보다 독서량이 많은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며 “독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고 평가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직원들 모두 회사내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외근을 하면서 의무적으로 외부 사람을 만나야한다. 단 같은 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다른 업종의 돌아가는 소식을 들으며 새로운 콘텐츠를 머리에 담아오라는 의도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직원이 해외 출장을 가게되면 반드시 신발이 아닌 다른 종목 제품을 보고와서 소감문을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 한달에 두번은 전 직원이 정기적으로 모여 영화나 연극, 운동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모두 아이디어를 충전하기 위한 과정이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매주 1회 전직원이 모여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2시간씩 갖는다. 이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상품화 여부에 관계없이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격려금 100만원을 받는다. 또 채택된 아이디어가 상품화로 이어지면 매년 매출의 0.5%를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지급한다.

부산 녹산공단에 자리한 트렉스타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아웃도어 신발을 만들고 있는 모습. 트렉스타 제공
이 회의 문화는 2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트렉스타 혁신 제품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산파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회의 때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선정될 경우 금전적 보상은 물론 직원 능력을 높이 평가받는 기업문화이다보니 각 직원마다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어느 업무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올 봄 신모델로 선보일 ‘레고형’ 신발도 이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상품화 된 케이스다.

“혁신 제품 개발력은 트렉스타 경쟁력의 원천이자 모든 것이다.이를 기반으로 경쟁사들이 생각지도 못한 혁신제품으로 시장에서 승부하게 되면 백전백승할수 밖에 없다.”

트렉스타가 2020년까지 세계 1위 아웃도어 신발업체로 도약할수 있다는 권 대표의 확신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목표 기한까지는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획기적 신제품이 대히트를 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구체적 해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권 대표는 “올봄과 가을 혁신제품이 대성공을 거두면 세계 아웃도어 신발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다”고 자신했다. 조만간 올 봄에 내놓을 그의 야심작은 세계 최초로 선보일 ‘레고형’ 신발이다.신발바닥과 옆면을 레고처럼 조립이 가능하게 만들었다.색상이나 디자인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그때그때 바꿀수 있는 혁신적인 신발이다. 예컨대 레고형 신발 1켤레만 있으면 요일별로 서로 다른 디자인과 색상의 신발 연출이 가능해 7켤레를 가지고 있는 효과를 낼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올 가을철에 선보일 신제품은 신발 바닥에 장착시킨 스파이크를 통해 혁신성을 배가시켰다. 눈이나 얼음으로 길이 미끄러울때는 신발에 장착된 버튼을 누르면 스파이크가 신발 바닥에 돌출돼 미끄러움을 방지한다. 평상시에는 스파이크가 신발 바닥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이 제품 또한 세계 최초다.

△ 권동칠 대표는

◇55년 경북 예천 출생 ◇82년 동아대 경제학과 졸업 ◇88년 동호실업(주식회사 트렉스타 전신) 창업 ◇94년 트렉스타 자체 브랜드 런칭 ◇97년 금탑산업훈장 수상 ◇2015년 ISPO(세계최대 스포츠용품 전시회) 황금상 수상 ◇2016년 무역진흥대상(대통령상) 수상 ◇한국신발산업협회 회장 역임 ◇(현) 트렉스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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