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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e사람]바닐라맛 우유? 바나나맛 아니고?···'뚱바'의 변신

황신석 빙그레 연구원, 신제품 위해 소주 14병 용량 우유 마셔
지난해부터 ‘세상에 없던 우유-단지가 궁금해’ 신제품 연구개발
우유와 원료의 궁합이 가장 중요해, 홍삼 카레 등 파격 시도도
  • 등록 2019-06-10 오전 7:00:00

    수정 2019-06-10 오전 7:00:00

황신석 빙그레 연구원이 ‘바닐라맛 우유’와 ‘바나나맛 우유’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빙그레)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우유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저도 빙그레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바나나맛 우유 연구를 시작하면서 하루에 소주잔 용량으로 100잔씩 먹게 됐습니다.”

오디맛, 귤맛, 리치피치맛에 이어 바닐라맛 우유까지. ‘세상에 없던 우유’를 개발한 황신석(32) 연구원은 빙그레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세상에 없던 우유-단지가 궁금해’ 기획에서 신제품 개발을 이끌고 있다.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는 1974년 출시된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뚱바(뚱뚱한 바나나맛 우유)’라는 애칭으로 더 친숙한 ‘바나나맛 우유’에 새로운 맛과 이름을 입히는 작업이다. 각 시즌별로 국내에 시판되지 않는 우유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과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해주고 바나나맛 우유 브랜드에 신선함을 불어 넣기 위한 의도로 기획됐다.

지난해 2월 첫 번째 신제품인 ‘오디맛 우유’가 탄생하기까지는 꼬박 1년이 넘게 걸렸다. 황신석 연구원은 “바나나맛 우유가 빙그레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데다 식음료업계에서 ‘익숙한 입맛’을 벗어나는 실험은 쉽지 않았다”면서 “체리, 오디 등 과일부터 각종 허브, 카레와 쌍화탕까지 우유와 안섞어 본 원료, 향료가 없을 만큼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고 ‘화제성’과 ‘대중성’의 중간 접점으로 처음 찾아낸 것이 오디맛이었다”고 말했다.

빙그레의 새로운 우유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8개월 동안 총 순매출액 기준으로만 60억원을 기록했다. 새로운 맛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켜 준 덕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고, 한 시즌 동안 생산하려고 했던 계획을 바꿔 8개월로 늘리게 된 것이다. 이후 귤맛 우유, 열대과일 리치와 복숭아를 섞은 리치피치맛 우유, 바닐라맛 우유까지 4가지 신제품이 탄생했다. 단지가 궁금해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200만개를 기록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우유가 탄생하기까지는 황 연구원을 비롯한 기획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연구원 5명과 마케팅팀 5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단지가 궁금해 기획팀은 한 달에 한번 카페 등을 돌아다니면서 특이한 조합의 식음료를 찾아 맛 품평회를 열고, 우유와 혼합했을 때 성공률이 높은 향료를 결정한 뒤 제품화 가능성을 검토해본 뒤 실험실에서 시제품을 생산한다. 이후 공장 대량 생산 단계에서도 맛이 변하지 않는지 확인을 거쳐 최종 제품 생산을 결정하게 된다.

황신석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빙그레의 ‘세상에 없던 우유-단지가 궁금해’ 기획에서 신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빙그레)
황 연구원은 초기 소비자 반응이 가장 뜨거운 제품으로 최근 선보인 ‘바닐라맛 우유’를 꼽았다. 그는 바닐라맛 우유를 만들기 위해 약 50여 종의 바닐라 향료를 선별해 연구했다. 황 연구원은 “바닐라 향도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큼한 타입, 달콤한 타입, 스모키한 타입 등등 미각적으로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면서 “최적의 배합비를 찾기 위해 여러 조합으로 실험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오디맛, 바닐라맛처럼 성공한 제품도 있지만 ‘귤맛’처럼 소비자 호불호가 갈리거나 만들기 어려운 제품도 있었다. 지난겨울 시즌 한정판으로 선보인 귤맛 우유는 기본적으로 산성 성분이 있는 과일과 우유가 잘 혼합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우유가 축산물에 속하기 때문에 합성색소를 쓸 수 없고 오직 천연 색소, 원료만으로 색과 맛을 구현해야 하고 살균하는 단계에서 물성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서 양산 제품으로 만들기 어렵다. 또 단백질, 지방 등으로 이뤄진 우유는 파인애플 등 신과일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특성이 있다.

황 연구원은 “겨울 시즌 제철 과일인 귤맛 우유 제조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 끝에 바나나 원료를 0.3% 정도 추가하고 귤 원료 역시 산성화되지 않도록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앞으로 45년의 역사를 지닌 바나나맛 우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더욱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맛을 창조할 생각을 한 사람이 너무 신기하다는 소비자 반응을 접할 때 매우 뿌듯하다”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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