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뚠뚠…동학개미·서학개미
코로나19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1400선대까지 폭락했던 지난 3월. 지수를 끌어내린 주범은 외국인이었다. 3월 한 달 만에 무려 12조 5500억원을 팔아치운 것이다. 그런데 개인은 같은 기간 11조 1869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런 개인들의 모습이 마치 외세에 맞서싸우는 것 같다고 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유행어가 나왔다.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폭락한 미국 증시에서 미국 주식을 대거로 쓸어담기 시작하면서 언론은 동학개미와 짝이 되는 ‘서학개미’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주가 하이킥에…천슬라·만스닥·7만전자
3월 이후 무섭게 주가가 오르면서 종목 앞에 숫자가 붙은 신조어들도 대거 탄생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지난 6월 처음으로 1만선에 안착하며 ‘만스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 역시 같은 달 매일같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더니 주가가 1000달러를 넘기며 ‘천슬라’가 됐다. 삼성전자(005930)도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으로 12월엔 사상 처음으로 7만원 선을 넘기면서 ‘7만전자’로 불렸다.
올해 한국 증시의 수퍼스타는 BBIG, 바로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네 가지 업종이었다. 미래 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수직상승한 종목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연초 대비 15일까지 무려 140%가 넘게 올랐고, 삼성SDI는 약 130%, 셀트리온도 95%가량 상승했다. 지난 9월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뉴딜정책에 발맞춰 BBIG 관련 지수 5개를 발표하기도 했고, 이후 관련 ETF가 다수 상장됐다.
이 주가 실화?…꿈인 것 같은 현실 ‘PDR’
동학개미 분노 일으킨 ‘남기락(落)’
10월이 되자 주식 양도세 문제가 불거졌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년부터 낮추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남기 장관은 현행 유지를 강력히 밀어붙였고, 개인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안그래도 부동산 규제가 빡빡해서 투자할 곳이 없는데 이젠 주식투자마저 막느냐는 게 주된 이유였다.
동학개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남기 장관이 원칙을 고수하자 시장엔 불안감이 휩싸였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영향을 받기 쉬운데, 국정감사 이후 코스피 지수가 오를 동안 코스닥 지수는 크게 내리면서 홍남기가 주가를 하락시켰다며 ‘남기락’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