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지방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하면 대형 은행에 대한 건전성 우려까지 불거지며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무디스의 국내 지방은행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이후 코로나 사태 이후 은행권들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24일 한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가 되고 있다며 부산은행, 대구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착수한 바 있다. 지방은행들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구은행은 국내 코로나 총 감염자수 86%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는데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여신 비중이 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제주은행 역시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며 지역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제주도의 2월 관광객 수는 2019년 2월보다 43% 감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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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방은행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이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어느 정도일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방은행은 지역과 밀착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면서 “비대면 등 신규 서비스로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지방은행 건전성에 대한 경고를 외면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지방은행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대형 시중은행에도 그 우려가 퍼질 수 있다고도 본다. 시중은행 역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가 상당히 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2019년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369조9000억원 수준으로 2018년 말(343조9650억원)보다 7.5%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혁신금융과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이들 대형은행은 최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코로나 대출을 확대하거나 만기연장을 하는 등 정부의 대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연체율을 비롯한 신용지표는 후행적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겠지만, 만일 좋지 않은 숫자가 지표로 발견되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은행권이 보수화되며 은행권의 대출 확대를 독려하는 정부의 정책에도 잡음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