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건축은 장기전…'빚투자'는 위험천만

  • 등록 2016-10-21 오전 6:05:00

    수정 2016-10-21 오전 6:05: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최근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낙찰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매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는 많은데 경매 물건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어서다.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는 대신 대출이자 등 금융 비용을 감내하면서 계속 안고 가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법원경매에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가 경매 물건으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연은 이랬다. A씨는 부동산시장 호황기인 2006년 즈음 재건축만 되면 값이 뛸 것이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이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런데 1979년 입주해 15년 전부터 재건축 이야기가 나온 이 단지는 현재까지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그동안 A씨는 아파트 관리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입주자대표회가 낙찰금으로 밀린 관리비를 충당하겠다며 아파트를 경매에 넘겨버린 것이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A씨의 사례뿐 아니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리하게 투자에 뛰어든 뒤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 연신 최고 청약경쟁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에선 ‘재건축 투자=손 쉽게 돈 버는 방법’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며 너도나도 재건축 투자에 나서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제 열풍은 강남권을 넘어 강북권까지 퍼지며 목동·여의도 등지의 재건축 아파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조차 “집값이 이 정도로 올라도 되나 싶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규제 시그널을 내비쳐도 부동산 투자 열풍이 쉽사리 꺼지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내년엔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누구나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 비해 나쁜 일이 닥칠 가능성이 적다고 믿는 ‘낙관주의적 편향’을 갖는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기대만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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