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길게 보면 안전…'동학펀드운동' 꿈꿉니다"

신재영 한국포스증권 대표 인터뷰
“판매사 혁신·장기 투자 펀드 세제 혜택” 제언
펀드 담보 대출·펀드 간편 이동, 하반기 론칭
코로나19 수혜, 1분기 비대면 계좌 300% ↑
  • 등록 2020-05-12 오전 5:30:00

    수정 2020-05-12 오전 5:30:00

신재영 한국포스증권 대표(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빚내서 주식을 사는 것이 ‘동학 개미 운동’이라면 극히 일부가 성공하는 투자입니다. 긴 호흡으로 보면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죠. 부침은 있지만 예·적금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펀드=주식 대체재’라는 인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학 펀드 운동’을 희망해봅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만난 신재영 한국포스증권 대표는 공모펀드에 대한 얘기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32년 경력의 ‘금융맨’으로서 책임감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한국포스증권은 2013년 40여 개 자산운용사와 증권 유관기관 등의 공동 출자로 설립돼 현재 한국증권금융을 대주주로 둔 핀테크 1호 증권사다. 온라인·모바일 펀드 판매 플랫폼 ‘포스’(FOSS·옛 펀드슈퍼마켓)를 운영 중이다. 2000여개가 넘는 일반 펀드·퇴직연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펀드 등을 통해 ‘국민을 살 찌우는’ 금융회사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펀드=주식 대체’ 아냐…평생 투자 상품”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순자산 규모는 2009년 말 207조원에서 작년 말 191조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해당 펀드에서 총 57조원이 순유출됐다. 개인투자자 대상 주식형 공모펀드의 판매잔고는 107조원에서 29조원으로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110조원에서 419조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신 대표는 “공모 펀드의 흑역사”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공모 펀드에 대해 “투자자와 철학을 함께 하는 기업의 주주가 되고, 그 기업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런 의미에서 공모 펀드는 주식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평생 가는 투자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을 대신 골라주는 상품”이란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장기 투자로 접근하면 펀드는 수익률을 내면서도 주식이나 파생상품과 비교해 안전한 상품”이라면서 “수익률에 따라 단기간 사고팔면 운용사도 긴 호흡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한 일부 판매사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모펀드나 지수연계증권(ELS)은 공모펀드 대비 수수료가 비싼 데도 막상 고객에 대한 이해는 뒷전으로 하다 보니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다. 아울러 장기 투자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과 같은 당국의 정책도 공모 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핀테크 확산으로 모바일 금융 확대되길”

공모 펀드 살리기의 일환으로 한국포스증권은 하반기부터 펀드 담보 대출과 손쉬운 펀드 이동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목돈 등을 이유로 해지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화 확인 등을 거쳐야 하는 타 금융회사로부터의 펀드 이동을 모바일로 간편하게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신 대표는 “수익성 사업이라기보다 펀드를 습관처럼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매달 납입금이 적더라도 평생 펀드를 가져간다는 투자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국포스증권이 지닌 공익적 성격과 공모 펀드 활성화와 맞닿아 있고, 적은 액수라도 평생 불입해 목돈을 만드는 건 자신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는 신 대표의 믿음과도 연결됐다. 또 IRP는 연말정산 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 세(稅)테크 상품이다. 그는 “한국포스증권은 저렴한 수수료가 강점인데 IRP는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그것이 누적되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한국포스증권을 대표하는 ‘포스’가 펀드 중심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신 대표의 목표다. 이를 위해 ‘포스’가 재미와 정보, 이익을 동시에 전하는 ‘꿀 바른 앱’으로 입소문 나야 한다고 말했다. 직관적인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와 각종 이벤트, ‘강남 3구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펀드는?’과 같은 이색 통계 정보가 이같은 고민의 결과였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이나 토스증권처럼 새로운 핀테크 경쟁자들의 부상도 기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람이 불어야 연이 난다”며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좀 더 일상화돼 금융 생태계가 확장된다면 S클래스와 공적 성격을 내세운 한국포스증권도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어려울수록 고객 중심, 기본에 충실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는 한국포스증권에 새로운 기회가 됐다. 한국포스증권이 독점 보유한 S클래스 펀드는 타 클래스보다 수수료가 3분의 1 수준인 데다 2014년부터 직판 시스템을 갖추면서 비대면 계좌개설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재정비를 통해 간편앱을 선보였고, 지난 1월부터는 IRP 계좌 개설도 가능해졌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비대면 계좌개설 일평균 가입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26% 늘어났다. IRP 계좌는 석 달새 4000여 개가 신설됐다.

신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향후 변화로 3가지를 짚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는 ‘스마트폰 신인류’로 불리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문명을 가속화할 것이고,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방어로 연금 상품이 선호되며, 넷플릭스나 쿠팡처럼 속도와 편이에 방점을 둔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금융 플랫폼으로 출발한 한국포스증권에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마케팅 강화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알리기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Banking is necessary, but banks are not)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예언처럼 점차 핀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핀테크 1호 증권사를 이끌고 있는 신 대표에 조언을 청하는 이들도 많다. 그때마다 신 대표는 “고객을 중심에 둬라”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는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말해주듯,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기본이 강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고객이 원한다면 언젠가는 ETF 거래 서비스 등도 오픈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였다. “탈퇴 버튼 하나로 고객이 떠나는 시대”라면서 “언택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중심 사고로 신뢰를 얻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재영 대표는…

△1962년 목포 출생 △1985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대우증권 입사 △2000년 미국 미시간대 경영학 석사 △2007년 대우증권 마케팅 및 영업전략 전무 △2014년 호서대 경영학 박사 △2016~2017년 한국포스증권(당시 펀드온라인코리아) 부사장 △2018년 12월~ 현재 한국포스증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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