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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동이 정지되면서 해고나 무급휴가에 직면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뚝 끊겨 폐업 위기에 몰렸다.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디지털 노동자 역시 타격을 입었다.
통상 정부는 재정 지원을 할 때 소득이 투명하게 파악되지 않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은 배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국가가 나서 이들의 생계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
美 1인당 1200달러 홍콩 非영주권자도 지급
가장 과감하고 파격적인 곳은 ‘자본주의의 본고장’ 미국이다. 4인가구 기준 400만원이 넘는 돈을 현찰로 개인 계좌에 바로 송금한다.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의 경기부양책에는 연소득 7만5000달러(약 9200만원·부부 합산 15만 달러) 이하의 가구에 대해 성인 1인당 최대 1200달러(약 146만원), 어린이에게는 500달러(약 61만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홍콩은 거주민 모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7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홍콩 정부는 영주권자에 대해서만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대상을 확대했다.
영국 역시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영국정부는 지난 20일 기업에 고용된 근로자에 대한 지원을 발표한 후, 프리랜서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빠진 것을 두고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영국 정부는 26일 프리랜서와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소득의 80%, 최대 월 2500파운드(약 380만원)까지 3개월간 보장해준다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이들은 영국의 주요한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독일 역시 자영업자에 3개월간 최대 9000유로(약 1220만원)를 지원하는 방침 아래 500억유로 예산을 확보했다. 12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가 육아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소득의 67%를 보전받는다.
이탈리아는 9주 동안 임금 8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인구 23%에 달하는 500만명 자영업자는 안전망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대신 600유로와 세금 감면을 받게 된다.
일본 정부는 가구당 일정액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금액과 지원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본 방송 TBS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고한 가구에게 10만엔(약 113만원)을 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 확대에 英 신용등급 하향조정
문제는 여기에는 만만찮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레졸루션 파운데이션과 재정연구소는 이번 정책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예산은 10억파운드(약 1조5200억원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부채와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을 이유로 영국의 신용등급을 ‘AA’에서 한국, 벨기에, 체코 등과 같은 ‘AA-’로 한 단계 낮췄다.
유럽에서 가장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이탈리아 역시 재정확대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S&P와 피치는 이탈리아의 등급을 ‘BBB’,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떨어지며 ‘정크’ 등급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