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nd SRE]두산, 등급강등에도 적정성 의문 여전

SRE 워스트레이팅 설문 1년만에 최다득표 복귀
  • 등록 2015-11-25 오전 6:02:00

    수정 2015-12-01 오후 4:37:14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두산그룹 계열이 1년 만에 워스트레이팅(Worst Rating·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 최다득표를 받았다. 22회 SRE 유효응답자 159명 가운데 40명이 두산그룹 계열(중공업·인프라코어·건설)의 등급수준에 이의를 제기했다. 크레딧애널리스트(63명 중 14명)와 채권매니저(66명 중 20명), 본인업무에서 회사채 업무비중이 61% 이상인 응답자(68명 중 16명) 등 다양한 표본에서 모두 최다득표다.

두산그룹은 이번 설문 직전 계열사별 자구계획에 따라 자금조달에 나섰고, 두 곳의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조정한 상황에서 투표가 시작됐다.

신평사들의 연이은 등급조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A급 지위(A-)를 반납하고 BBB+로 강등됐고, 두산건설은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떨어졌다. 이들에 대한 최종적 지원의무를 지고 있는 지주회사 (주)두산과 실질적 지원주체 역할을 해왔던 중간지주회사 두산중공업은 등급강등은 피했지만, 하향가능성을 담고있는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이 부여됐다.

“두산 계열을 바라보는 이전의 시각은 건설은 어려워도 계열이 도와주면 살 수 있고, 인프라코어는 자기 앞가림은 할 것이다. 중공업은 계열 지원안하면 우량한데 지원하다가 허리가 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각이 더 부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두산건설, 빚부담에 계속 노출

투기등급 직전까지 몰린 두산건설은 자산매각·유상증자 등 최근 재무구조 개선노력을 진행중이지만,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여전히 무거운 빚부담이 안고 있다.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과다한 금융비용으로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당기순손실이 계속되고 있으며, 상반기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1조4000억원대. 영업현금창출능력(430억원)으로는 이자(820억)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의 91%인 1조5200억원이 단기성차입금으로 분류된다. 이중 9600억원은 차환부담이 높은 장기조달 자금의 만기도래분(유동성차입금)이다. 벌어들이는 돈이 적고 빚은 많으면 차입구조는 단기화되기 마련이고, 이는 이자 뿐 아니라 원금 상환압박에 계속 노출된다는 의미다.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두산건설이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자금으로는 원활한 원리금 상환구조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알짜 공작기계도 매각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DIBH) 전환우선주 발행 등 다양한 재무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자체 수익창출력보다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 DIBH 전환우선주 발행으로 7055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신평사들이 등급을 하향한 것은 순차입금 5조 3000억원(상반기 기준)에 이르는 현 재무상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는 부족하다는 이유다. 인프라코어 등급을 가장 먼저 내린 NICE신용평가는 “2012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5억달러)은 일정수준 차입금 성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DIBH 전환우선주도 콜옵션, 매각청구권, 우선배당률 수준, 스텝업(Step-up)조건을 감알할때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인프라코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물적분할을 통해 경영권은 유지하고 지분 일부만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최근에는 경영권지분을 넘기는 방안으로 돌아섰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부문은 매출의 17.1%, 영업이익의 30.6%를 담당했다. 매출비중 대비 이익비중이 두배 가까이 높다는 것은 공작기계가 회사 전체적 수익성 하락을 방어해주는 완충지대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왔다는 의미다. 이러한 알짜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확보가 절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지분매각으로 유동성이 확보되는 반면 인프라코어 자체의 현금창출력은 다소 약화될수 있다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두산중공업, 자회사 부진으로 지원부담

두산중공업의 발전설비는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양호한 수주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다소 약화된 수익성에도 자체적인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흔들리지는 않는다는게 크레딧업계 평가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건설·엔진의 최대주주이자 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주사 (주)두산이라는 ‘부모’아래 형제들 가운데는 가장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가장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기에 동생들의 처지를 강건너 불구경할 수 없었던 맏형이다. 계열사 사업부를 양수하거나 증자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두산건설의 주주간 계약(RCPS 4000억원)에서도 정산의무를 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이 하락한 인프라코어·건설외에 두산엔진 역시 전방산업 부진으로 최근 수년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주력 자회사들이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저하로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이 유사시 계열사 자금지원 주체가 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자회사 실적 부진 장기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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