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잠재력을 토해 내세요!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
  • 등록 2016-06-23 오전 6:30:00

    수정 2016-06-23 오전 6:30:00

[목면칼럼-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 다 토해 내세요!

최근 우연히 ‘독도사랑지킴이’로 활동 중인 가수 김장훈의 공연을 관람했다. 그는 다른 출연진과 달리 특이하게 ‘노래를 교회에서 찬송가 부르듯이 얌전하게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토해내듯이 뛰면서 불러서 스트레스를 발산시키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관객들 일부는 그야말로 마음껏 공연을 통해 즐기는 분위기로 빠져들었다.

그는 또한 공연의 말미에 전매특허인 ‘하이킥’을 선보였다. 요즈음 전과 달리 하이킥의 높이가 점점 줄어들어 고민이니 하이킥을 더 높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 없느냐고 반 농담식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김장훈씨는 평소에도 사석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곧잘 주장하는 편이라고 전해 들었다. 몇 년 전에는 우연히 자신의 공무원 친구에게 ‘로봇의 중요성을 갈파하며,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세돌과 독도에서 대국을 하기로 했단다. 얼마나 멋있는 자세인가?

요즈음 우리는 과학기술의 개발 전략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자주 접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거듭된 실패에 굴하지 않는 지속적인 도전을 통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을 이제는 우리 손으로 개발해 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 세종 시대와 같이 우리의 혼을 불어 넣어 우리만의 것을 다시금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기본에 충실하기보다는 ‘시험만 잘 보면 끝’이라거나 ‘줄을 잘 서면 된다’는 식의 얘기를 많이 접한다. 많은 곳에서 내용과 원칙 자체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잘 꿰어 맞출까에 더 많은 고민을 할 때도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주변의 눈치를 너무나 많이 보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집에서는 어른들 눈치 살피기 바쁘고, 직장에서는 항상 상사들의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다. 많은 경우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주변 눈치 보느라, 관행에 익숙해져서 꾹 참아야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외국인학교에서 일어난 단순한 일화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커 소개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다 읽지도 못했는데 많이 빌렸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한 학생에게 독서상을 주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조용히 담당자를 찾아가 사실을 털어 놓았다. 실은 책을 빌리기만 하고 읽지는 다 못했다고 고백했고 상을 반납해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자 담당자는 빌려간 책을 모두 읽었거나 안 읽었거나 이미 학기가 종료됐으니 상을 준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관심이 있어 빌렸던 책들인 만큼 되도록 시간을 내 다시 읽어 보라고 학생을 격려했다고 한다. 학생은 단순히 상을 타는 데 현혹되는 것보다는 실수를 인정하고,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금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찰스 윌리엄 엘리엇은 1869년부터 40년 동안 하바드 대학의 총장으로 일하면서 오늘날 하바드 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들어 놓은 분이다. 단순히 유럽의 대학을 본떠 만들기보다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대학의 모델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고민을 자연스럽게 토해 내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행복지수는 일인당 국민소득의 증가와는 무관하게 계속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자기 반성을 통해 더욱 큰 자신감을 얻은 학생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장통의 하나인 OECD 국가 자살률 1위에서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사고의 변화를 우리 모두 하루빨리 갖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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