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화면·기판에 유리 대신 복원력 뛰어난 필름…수십만번 접어도 끄떡없죠

삼성전자, 2013년 CES 기조연설에서 첫 컨셉영상 공개
인폴딩·아웃폴딩·인앤아웃폴딩 방식..핵심은 디스플레이
가격대는 150만~200만원대로 추정..대화면 수요 확보
화웨이·레노버·ZTE 등 세계 최초 폴더블폰 경쟁 치열
  • 등록 2018-10-04 오전 5:00:05

    수정 2018-10-04 오전 8:37:19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사람이 많은 한 카페 공용석에 시끄럽게 전화를 받는 한 남성이 커피를 들고 자리에 앉습니다. 그는 화려하게 빛나는 자신의 노트북을 옆자리 여성에게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편에 앉은 남성이 갖고있는 기기에 관심을 갖죠. 큰 화면으로 무언가를 들여다보던 그는 기기를 반으로 접어 셔츠 주머니에 넣습니다. 여성은 기기를 보여달라며 반으로 접어보고, 귀에 대보기도 하다가 자신의 명함과 함께 돌려줍니다. 옆자리 남성은 닭 쫓던 개가 된 얼굴을 하게 됩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005930)가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동영상 내용입니다. 이 때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한 주목도는 상당히 높아졌죠. 하지만 폴더블폰은 그로부터 5년여가 지난 오늘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폴더블폰 개화기가 됐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죠.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은 2017년 78%에 달했고, 올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높은 성장 기조를 유지해왔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조차 지난 2분기 마이너스(-) 7%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4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폴더블폰의 형태에 대해 알아볼까요. 크게 ‘인폴딩’과 ‘아웃폴딩’, ‘인앤아웃폴딩’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인폴딩은 오래 전 대세였던 ‘폴더폰’과 마찬가지로 접히는 안쪽 면에 디스플레이가 있는 형태를 말하는데, 한번은 물론 두번 접는 형태도 차차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아웃폴딩은 반대로 밖으로 접히는 형태이고, 인앤아웃폴딩은 양쪽으로 접을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 가운데서는 인폴딩 방식이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낮아 가장 먼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화웨이, 애플 등 많은 제조사들이 인폴딩 방식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물론 아웃폴딩과 인앤아웃폴딩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어떨까요? 폴더블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입니다. 특히 하루에 수백번 접고 펴도 최소한 스마트폰 교체 주기인 2~3년을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느냐가 중요한데, 폴더블 디스플레이 주요 소재로는 CPI(투명폴리이미드)와 PI 바니쉬, 베이스필름 등이 거론됩니다.

CPI는 일명 ‘접히는 유리’로 불립니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죠.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생산방식은 기존의 커브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커버유리를 유연한 형태의 소재로 교체하는 것인데, 여기서 교체되는 필름이 바로 CPI입니다. 하지만 긁히는 것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얼마나 극복했느냐가 관건입니다.

CPI 개발업체로는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와 SKC, 스미토모 화학 등이 거론되는데, 대표업체인 코오롱인더는 지난 7월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사들에 CPI 테스트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조사들이 아직 공식 업체를 밝히지 않고있다보니 지난 9월에는 스미토모 화학이 초기 폴더블폰 CPI 필름 공급사로 유력하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죠.

PI 바니쉬는 폴리이미드의 액체 형태로, 이미 커브드 OLED 생산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베이스 필름으로는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PET 필름이 PI 필름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폴더블폰 핵심기술로 디스플레이를 꼽으면서 “현재도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부품이 디스플레이인데, 폴더블폰으로 가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폴더블폰을 접고 펼칠 때 이음새 역할을 하는 ‘힌지(hinge)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도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으로 손꼽힙니다. 배터리는 양쪽으로 나누어 탑재할 수 있으므로 굳이 접히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폴더블폰은 왜 필요할까요? 정말 기기를 갖고 있는 것 만으로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걸까요?

삼성전자가 2013년 CES에서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영상. 유튜브 영상 캡처
우선 기능 면에서 폴더블폰은 분명 기존의 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폴더블폰은 평소에는 반으로 접어 휴대를 간편하게 하고, 펼치면 대화면을 활용해 영화나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더 실감나게 즐기는 것은 물론 태블릿이나 컴퓨터를 활용해야 했던 여러가지 컴퓨팅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7~8인치 정도로 커질 것이므로 화면을 분리해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업무를 보기에도 좋죠.

최근 외신들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펼쳤을 때 7.3인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접으면 4.5인치 크기가 되는데, 단말기 외부에 별도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접은 상태에서도 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화웨이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8인치로 예상됩니다.

강경수 연구원은 “대형화면에 대한 수요는 확실하다. 6인치 이상의 대형화면을 원하는 고객들이 출시 초기에 구입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초기 수요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폴더블폰의 가격대는 어떻게 될까요? 소비자들의 심리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0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2000달러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가격으로는 아마 150만~200만원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들 합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래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둘을 합치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지 않겠는가”라며 “접히는데 저렴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폴더블폰 수요는 어느 정도일까요. 리서치업체들은 세상에 아직 나오지도 않은 제품의 수요 전망이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찾아본다면 SA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2019년에 처음 등장할 것이고, 2022년에는 판매량이 7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 최초의 스마트폰은 도대체 언제 등장하게 될까요? 최근 레노버는 이번 달 폴더블폰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화웨이는 연내, 삼성전자는 내년 초 공개가 유력해보입니다. 이들 기업이 최초 스마트폰 타이틀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초기 시장을 선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애플은 2020년에 첫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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