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rd SRE][Issue]끝이 보이는 금리 인상…최종금리는 美연준에 달려 있다

美 최종금리 수준 5% 넘게 전망되자 韓도 3.75%로 기울어
'5%대 물가·4%대 기대인플레'는 금리 인상 '충분조건'
10월 빅스텝에 금리 인상의 근거로 '환율' 등장
연준 고강도 긴축 끝나면 달러 강세 기대 있으나
환율, 내년말께에도 1300~1400원대로 높은 편
  • 등록 2022-11-18 오전 7:20:00

    수정 2022-11-18 오전 7:2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 인상 행보도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년 1분기 내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8월 연 0.5%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금리가 11월초 현재 3.0%로 1년 2개월 간 무려 2.5%포인트 상승했다.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끌어올리는 ‘빅스텝’ 금리 인상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앞으로의 관심은 금리 인상의 끝이 어떻게 마무리될 것이냐다. 금리 인상을 이끄는 주된 요인은 고물가이지만 최종 금리 수준을 얼마로 할 것인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5%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은의 최종금리도 3.75%로 기울고 있다. 연준의 광폭 금리 인상이 멈춰야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고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한은의 빅스텝도 멈출 수 있다. 다만 주요국 금리 인상이 종료될 내년말께에도 원·달러 환율은 1300~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후에도 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 최종금리 열쇠는 물가보다 ‘연준과 환율’


11월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는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 수준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은이 10월에 이어 추가 빅스텝에 나설 것인지,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는 베이비스텝으로 회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은 물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대 물가상승률, 4%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계속되는 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혀왔다. 10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7%,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각각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만에 상승폭을 키웠다. 물가는 석 달 연속 5%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넉 달 연속 4%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내년초까지 5%대를 유지하다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께에는 3%대로 떨어질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즉, 물가는 금리 인상의 충분조건이긴 하나 빅스텝의 충분조건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11월 빅스텝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는 연준이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따라 한은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네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12월엔 빅스텝 금리 인상을 시사, 인상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전제로 하면 연준의 연말 금리는 4.25~4.5%로 높아진다. 한은이 11월 베이비스텝을 할 경우 연말 우리나라 금리는 3.25%, 빅스텝의 경우 3.5%가 된다. 연말 한미 금리 역전폭은 1.0~1.25%포인트에서 결정될 수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11월 0.25%포인트 인상을 전제로 했고 미국은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함. (출처: 한국은행)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11월은 유럽 겨울철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몽니를 부릴 가능성도 있다. 천연가스,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로 연준이 12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한은으로선 11월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연준의 12월 결정까지 고려해 베팅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의 최종금리 상단이 5%를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9월 예측보다 최종금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폭이 서서히 줄어들겠지만 금리 인상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을 미국보다 먼저 종료하기 어렵다고 밝힌 만큼 연준의 최종 금리에 따라 한은의 최종 금리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전망이 한은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은 9월 환율이 7%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7, 8월 ‘당분간 베이비스텝’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는데 이 포워드 가이던스로 인해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가 커졌고 이에 환율이 급등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 뒤 한은은 10월 빅스텝 금리 결정시 주요 요인으로 ‘환율’을 꼽았다.

연준과 환율만 쳐다보며 금리를 결정하기엔 국내 사정 또한 만만치 않다. 2년 만에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우려, 흥국생명 콜옵션(조기상환) 미행사 등으로 자본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신용 경색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으로선 금리 인상의 시작보다 몇 배는 어려운 금리 인상의 ‘끝’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 연준 고강도 긴축 잦아들어도 “환율 빠르게 안 떨어져”


연준의 금리 인상폭 둔화와 인상 종료 시점에 따라 환율 흐름도 바뀔 전망이다. 이데일리가 채권 애널리스트, 채권 매니저, 브로커 등 20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72명, 84.7%가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꼽았다. 이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환율을 끌어올렸던 달러 강세 기조도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11월 2일 기준 연초 이후 달러인덱스는 16.6% 상승했는데 원화는 달러화 대비 16.1% 하락해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달러 강세에만 있지 않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약해지더라도 환율이 급속도로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세계 경기둔화 여파가 수출 경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악화 등은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환율 상승 이유로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권 통화 약세를 꼽는 응답자도 11명(5.4%)에 달했고 국내 무역수지 적자 지속을 꼽는 응답자도 10명(4.9%)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꼽는 응답자도 8명(3.9%)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율은 내년 말에도 1300~1400원대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응답자 71명(35.0%)은 내년말 환율을 1300원대로 전망했고 60명(29.6%)은 1450원대 상승 후 박스권 행보를 예측했다. 현 수준의 환율이 계속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36명(17.7%)에 달했다. 1500원대로 원화 약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33명(16.3%)으로 적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끝에는 외환위기, 닷컴버블 붕괴, 금융위기 등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나타났던 만큼 과거와 비슷한 규모의 후폭풍이 불어닥칠지,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를지 지켜볼 일이다. 이에 따라 금리, 환율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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