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發 불황 속 날갯짓 밀당…여객은 ‘썰렁’ 화물은 ‘안간힘’

지난달 대한항공 공급석 80%↓ 운항편수 60%↓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체크인 카운터 축소 운영
화물 14% 감소로 여객에 비해 선방..화물사업 강화
기내 좌석에 화물 운송까지.."뭐라도 해보자는 심정"
  • 등록 2020-06-11 오전 5:30:00

    수정 2020-06-11 오전 5:30:00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 모습으로 여객이 전년 대비 80%가량 줄어 텅텅 빈 채로 운영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작년 이맘때면 화장실 갈 여유도 없이 하루 평균 2만명에서 2만1000명 승객의 탑승수속 업무를 처리했는데 지금은 500명 수준에 불과해요. 이것도 그나마 6월 들어서 200명 정도 늘어난 거에요.”

지난 8일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만난 김재익(29) 대한항공 탑승수속 담당은 “전례 없는 상황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체크인 카운터로 전체의 3분의 1(A, B, C, F 총 4구역)을 썼는데 항공편도 줄고 여객도 감소하자 한 구역으로 통합해 2~3개만 운영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5489편을 운항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만3814편) 대비 60% 줄어든 수치다. 특히 여객은 39만4337명으로 전년 동기(237만6702명) 대비 83% 급감했다.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입국을 안내하는전광판이 텅 비어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대한항공을 필두로 국적항공사 중에는 아시아나항공(020560)제주항공(089590)이 국제선 운항에 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미국(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워싱턴, 애틀랜타, 시카고), 캐나다(밴쿠버, 토론토), 유럽(파리, 런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동남아(방콕, 하노이, 호치민, 싱가포르, 마닐라, 프놈펜, 양곤, 쿠알라룸프, 자카르타), 중국(심양), 대만(타이베이), 일본(도쿄) 등 현재 25개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

항공사들은 당장의 관광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대부분 교민 수송 등 현지발 수요라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제2여객터미널은 국제선 운항 재개에도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 7058만명을 실어 나른 인천공항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 5시면 동남아 노선 항공편들이 한창 뜰 시간이지만, 제2여객터미널로 향하는 공항철도 안에서부터 트렁크를 들고 가는 여행객 대신 공항에 출퇴근하는 직원들로 가득했다. 항공편 입·출국 전광판도 비행 스케줄보다 텅 빈 칸이 눈에 띄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대한항공 5월 운항 현황
전세기 운항도 이뤄지고 있지만, 여행사와 연계해서 쉴 틈 없이 띄웠던 예년과 비교하면 암울한 상황이다. 김 담당은 “예전에는 관광 상품에 대한 전세기를 많이 띄웠는데 코로나19로 여객 자체가 줄어서 자국민을 들여오는 전세기나 업무상 진짜로 필요한 사람만 태워 나르고 있다”며 “최근 현대차 직원들이 프라하로 가는 특별전세기를 띄웠는데 탑승률은 80%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여객부문 전세기 운항은 교민·노무자·기업체 수송 33회, 추가편(엑스트라) 26회, 화물전용 여객기 68회 수준에 각각 머물렀다.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을 탑재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여객 급감에 화물에 기대…“기내 좌석으로 화물 운송”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 2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 때는 3분의 1 정도는 정상적으로 영업했지만, 2분기는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지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운항편은 7751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 감소했다. 국제선 여객은 13만733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2% 급감했다.

반면 화물은 22만3438톤으로 전년 동기(32만8899톤) 대비 32.1% 감소, 여객 감소분보다 선방했다. 유가 하락과 화물 운임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어 항공사들에 난국 속에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도 지난달 여객이 83% 감소한 것과 비교해 화물은 11만1384톤으로 전년 동기(12만9348톤) 대비 14% 감소에 그쳤다.

이에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146대, 화물기 23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객기 운항 감소로 증가한 국제 항공화물 초과수요에 대응하고자 화물기를 풀로 운항하고 있다.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이 가능한 ‘카고 시트백’
또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영업도 아예 여객 좌석까지로 공간을 확대해 화물을 싣기로 했다. 오는 11일부터 B777 항공기 2대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하는 ‘카고 시트 백’으로 불리는 별도의 가방을 장착해 운송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여객기 객실 내 수하물칸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기내 좌석 공간까지 활용해 화물을 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상조업사 직원들이 일일이 여객기 내에 화물을 실어야 해 조업비도 늘어나고 규모도 크지 않지만, 무엇이든 해보자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며 “카고 시트 백에는 해외에서 생산한 마스크와 구호품 등 가벼운 중량의 화물을 수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화물 부문 호조와 비용 절감 효과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일제히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높이고 있지만,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여객사업의 감소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은 전년대비 공급은 약 10% 감소했으나, 고부가가치 화물 유치로 매출은 오히려 늘었고, 운항비용감소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여객사업부문의 적자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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