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크래프톤 주식 시세(기준가)는 전 거래일보다 1.88%(3만원) 오른 162만5000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SK바이오팜(326030)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상장 기업이 줄줄이 청약 대박을 터뜨리며 투자자들이 그 뒤를 이을 미래 유망주에 몰려든 것이다.
관건은 크래프톤 주식의 적정 시세다. 크래프톤은 주식 거래가 거의 없는 비상장 회사여서 시세의 적정성을 따지기 어렵다. 지금의 거래 가격이 비싼지 싼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적정 가격을 판단할 수 있는 힌트는 가장 최근의 거래 사례다.
펍지는 앞서 지난 2017년 삼성증권과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크래프톤 우선주와 보통주 37만여 주를 주당 48만원씩 총 1788억원에 우회 매입했다.
TRS는 증권사가 계약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증권사 돈으로 주식 등을 대신 사주는 파생 거래다. 형식상 주식 보유자는 증권사이지만,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과 배당금이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TRS 계약을 통한 크래프톤 주식의 실질적인 보유자는 펍지다.
펍지는 작년 하반기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삼성증권이 대신 들고 있던 크래프톤 주식 37만여 주를 약 2414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1주당 48만원 주고 산 모회사 주식을 2년여 만에 35% 오른 65만원 받고 팔았다는 이야기다.
처분 주식 37만여 주 중 23만863주는 크래프톤 2대 주주인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 관계사(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가 사들이고 나머지는 다른 투자자가 매입했다.
최근 장외 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13조원을 넘는다. 반면 텐센트 등의 주식 매입 가격을 적용한 시가총액은 5조원 정도다.
반론도 있다. 증시에 상장된 게임회사인 넷마블(251270)과 엔씨소프트(036570)의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을 회사의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고려하면 크래프톤 몸값이 최대 3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여전히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최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보다 실적이 훨씬 좋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을 보유한 회사”라며 “내년 IPO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와 희소성을 인정받아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