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대재해 줄인다더니…'안전보건 인증' 없애려는 정부

고용부,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인증 폐기 검토
"산업안전 역주행..중기 활용 더 유도·지원해야"
  • 등록 2024-04-16 오전 6:00:00

    수정 2024-04-16 오전 6:00:00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정부가 중대 산업사고 예방을 위해 인증하는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인증제도를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재해 감축에 나서야 하는 정부가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고용노동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안전보건공단이 발급하는 ‘안전보건 경영시스템(KOSHA-MS)’ 인증 제도(이하 코샤 인증) 폐기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코샤 인증은 산업안전보건법 요구조건, 국제표준(ISO 45001) 기준체계 및 국제노동기구(ILO)의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구축에 관한 권고를 반영해 안전보건공단이 개발·운영 중인 안전보건 경영체제다. 코샤 인증은 회사가 안전보건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보여주는 척도로 통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안전보건 실행계획 수립-지원-운영-점검 및 시정-검토’ 등 과정을 거쳐 안전보건 활동을 해야 인증이 발급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샤 인증 폐기 검토에 나선 것은 제도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코샤 인증을 받은 업체는 2021년 말 1443곳에서 지난해 말 1532곳으로 늘었으나, 중대재해 사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문건설업체 인증 수는 같은 기간 83곳에서 78곳으로 줄었다. 여기에 국제표준 인증(ISO 45001)으로 대체 시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검토 배경으로 보인다. 정부는 50인 미만 사업장(건설업 제외)과 건설회사(발주기관 및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인증심사 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중대재해를 줄여야 하는 정책 방향에 역주행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코샤 인증을 유지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코샤 인증으로 그나마 CEO가 안전보건 활동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인증을 없애면 정부가 안전보건에 소홀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으로 안전보건 활동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중소기업이 더 많이 인증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는 지난 4일 고용부를 찾아 폐기 방침을 철회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용부는 안전보건공단에 코샤 인증제 현황과 존속 필요성을 11일까지 보고하라고 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단 측은 “일상적인 업무보고였다”고 말을 아꼈으나, 공단 한 직원은 “고용부가 인증 폐기를 추진한 것은 오래된 일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코샤 인증 업체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증을 내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코샤 인증을 아예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샤 인증 폐기 검토와 관련해 “현재 고민 중인 사안으로 방향성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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