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현대상선, 중공업 주식급락에 "꼬인다 꼬여"

  • 등록 2001-04-21 오후 3:21:56

    수정 2001-04-21 오후 3:21:56

[edaily]"안되는 사람은 뒤로 자빠져도 코를 다친다"는 옛말이 꼭 요즘 현대상선을 두고 하는 말같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주말 계열사인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의 미국법인에 12억달러 구매보증을 섰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락하자 엉뚱한 현대상선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자사가 보유중인 현대중공업 주식 947만1171주(지분율 12.46%)의 시가총액이 급감, 주식매각협상에 새로운 걸림돌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최근들어 이들 중공업 주식을 전량 매각키로 하고 매수희망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해왔다. 협상에 적극 나섰던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 첫째는 대표적인 환율 수혜업종으로 조선업계가 지목되면서 중공업 주가가 연일 상승, 엄청난 매각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지난 1월 회사채 신속인수대상이 되면서 4월말까지 중공업주식을 매각키로 하는 등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 본격적인 자구를 추진해야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매각협상의 고삐를 당기던 지난 3월26일에는 현대중공업 주식이 한때 3만500원으로 52주간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상선 보유 중공업 주식 시가는 모두 2889억원가량이 되며 취득원가 2038억을 빼면 매각차익이 851억원까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상선은 계열사를 포함 총 1조4768억원 가량의 투자자산을 갖고 있어 현대중공업 주식은 이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현대계열사 주식으로 폭락한 주가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데 반해 중공업만 유일하다시피 3만원안팎의 고공행진을 펼쳤다. 중공업 주식은 그후로도 4월12일까지 2만6000~2만8000원 수준을 유지, 상선은 중공업 주식매각협상에 더욱 힘을 받았다. 상선 관계자는 "3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으로 회사 자금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마저 표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난 13일, 중공업이 현대전자 미국법인인 HSA에 거액을 보증을 섰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하루동안 3900원이나 폭락, 13일종가가 2만2300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말을 쉬고 다시 개장한 16일에는 한때 2만1850원으로 20일간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때 가격을 기준으로 시가로 매각한다면 매각총액은 2069억원 가량이다. 최고가일때에 비해 무려 820억원(28%)나 빠진 것으로 취득 당시보다 불과 31억원 많은 것이다. 중공업의 구매보증 악재에 이어 지난 19일부터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환율수혜주로 인정받던 조선업종 주식들이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 20일 2만3450원으로 마감, 상선보유 중공업 주식총액은 2284억원 정도다. 이같은 중공업 주식의 급등락에 따라 현대상선측은 "주가가 오를 때까지 속도를 조절하며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막대한 물량의 중공업 주식은 시가대로 거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타이밍을 조절하겠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현대상선에 시간 여유가 많은 것 같지 않다. 현대상선 고위관계자는 "꼭 4월말까지 매각해야한다는 시한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 "좀더 시장을 지켜보면 중공업 주식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선 상선이 이달말까지 가시적인 자구실적을 올려야 할 상황이고 채권단이 중공업 주식 매각 시한을 크게 늦춰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금강산관광사업 적자로 최근 유람선 운항을 감축키로 결정했다. 10여년 연속흑자기업이라는 옛 명성이 무색할 만큼 최근 유동성 문제로 회사채 신속인수라는 산업은행 지원까지 받아 체면을 구길대로 구겼다. 중공업 주식 매각으로 자금난을 완화하려던 노력마저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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