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다 2010년 지식산업센터로 간판을 바꿔 단 업무 복합단지가 최근 서울·수도권 일대에서 속속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에 뛰어들면서 성냥갑 같은 예전의 칙칙한 이미지를 벗고 저렴하면서도 실속있는 도심 속 신흥 오피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건축물 안에 지식산업 또는 정보통신산업 사업장 6개 이상이 입주한 지상 3층 이상 빌딩이다. 과거에는 건물 안에 공장이 반드시 6개 이상 들어서야 했지만, 이달부터 인정 요건을 완화했다. 주로 정보기술(IT) 분야 벤처 기업과 연구소, 상가 등 지원시설을 함께 갖춘 도시형 업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는 총 476곳, 건축 면적만 2억 2610만 9387㎡에 이른다. 이 중 전체 단지의 82%인 389곳, 1460만 1158㎡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모여 있다.
수도권 공급 단지도 풍성하다. 요진건설산업은 인천 서구 오류동에서 표면처리(도금) 업체 집적시설인 ‘요진 코아텍’을, 대우건설은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삼송테크노밸리’를 분양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상가 등을 모두 갖춘 복합 단지인 ‘분당수지 유타워’를 조성한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현대건설이 처음으로 시공한 지식산업센터인 서울 금천구 독산동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95%가 넘는 분양률을 보인다. ‘H 비즈니스파크’ 옆인 송파구 문정지구 6블록에서 공급한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도 분양률이 80%에 이른다.
저렴한 가격 장점…임대사업은 제한 많아
지식산업센터의 최대 장점은 비용 경쟁력이다. 분양가가 3.3㎡당 700만~900만원 선(서울 기준)으로 일반 오피스보다 낮고, 관리비도 3.3㎡당 4000~5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분양 후 5년간 직접 입주해 사용하면 취득세 50%를 감면해 준다. 재산세도 시설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에 한 해 37.5%를 깎아준다. 세제 혜택은 내년 말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중소기업육성자금이나 창업기업지원자금 등 정책 자금도 2~3%대 저리에 대출받을 수 있다. 입주기업이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임대료 대신 낮은 금리의 이자를 갚으면서 사옥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저금리 속 틈새 수익형 상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형국진 아파트형공장114 본부장은 “은행 대출을 끼지 않고 100% 자기 자본으로 투자해도 연 6~7% 정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대출을 받으면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송파 테라타워2’ 실사용면적 65㎡를 3억 5370만원(부가세 1931만원 포함)에 대출 없이 분양받아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80만원에 세 놓을 경우 투자 수익률이 연 6.5%가 된다.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 3억 3370만원을 들여 연간 임대수익 2160만원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일반 오피스 시장처럼 지식산업센터도 최근 분양 단지가 늘어나 투자 환경이 과거만큼 좋지는 않다”며 “임대 목적이라면 분양업체의 수익 보장 등을 무조건 믿기보다, 입주 기업의 경영 여건이나 임대료 지급 능력 등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