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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붓 대신 주사기가 물감을 머금게 했다. 그러곤 그 뾰족한 끝이 한방울씩 떨궈낸 무수한 점과 점으로, 선을 긋고 면을 넓히고 윤곽을 가다듬고 형체를 빚었다. 주사기 본연의 역할인 피부를 뚫는 일도 이보다 조심스럽진 않을 거다.
작가 윤종석(50)의 이제껏 작업이 말이다. 그러던 그가 잠시 주사기를 내려놓고 파스텔과 연필을 쥐었다. 일상에서 휙휙 지나가는 소소한 단편을 ‘드로잉’으로 기록하려 했다는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도로시살롱과 서대문구 연희동 아터테인에서 동시에 여는 개인전 ‘가벼운 밤×다져진 땅’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오일 파스텔·연필. 26×36㎝. 작가 소장. 도로시살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