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 인하 없다"…시장에 또 일침 가한 매파 연준(종합)

연준 의사록 "올해 피봇 없다" 시사
"물가 잡을 때까지 높은 금리 유지"
강세장 원치 않는 연준, 시장에 일침
  • 등록 2023-01-05 오전 8:00:36

    수정 2023-01-05 오전 8:00:3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초강경 긴축 의지를 또 내보였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전까지는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인상을 멈춘 뒤 하반기 들어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 기대감에 일침을 가하는 언급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카시카리 “일단 5.4%까지 올려야”

연준이 4일(현지시간) 내놓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FOMC 참석자들은 “경제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로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를 통해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4회 연속 75bp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이후 50bp 빅스텝으로 인상 폭을 낮춘 것이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아직 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다”며 강한 매파 기조를 보였는데, 이번 의사록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에 있어) 더 많은 진전이 있을 때까지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상승률이 2%로 분명하게 향할 때까지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적절하다”고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역사적인 경험은 조기에 통화 완화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아울러 금리 인상 폭을 75bp에서 점차 축소하는데 대해서는 “이것이 물가 안정 목표를 위한 FOMC의 의지가 약해진다거나 물가가 지속인 하강 국면에 있다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물가 잡기에 ‘올인’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또 “FOMC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의 피봇 기대감이 연준의 노력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넌지시 비판한 것이다. 실제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본 위원은 없었다.

의사록 공개 직전에 나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언급은 더 매파적이었다. 그는 한 온라인 기고문을 통해 “금리를 5.4% 수준까지 올린 뒤 지켜봐야 한다”며 “올해 최소한 100bp는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연준 금리는 4.25~4.50%다. 여기서 100bp 정도는 더 올린 뒤 인플레이션 흐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인사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사무소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포트폴리오 헤드는 “연준이 올해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해가 바뀌었지만 지난해 시장에 불어닥친 역풍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뉴욕 증시 반등 원하지 않는 연준

연준이 강경 기조를 지속하는 것은 무엇보다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업들의 채용 공고(구인 건수)는 1046만건으로 나타났다. 직전월인 지난해 10월(1051만건)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000만건)는 상회했다. 월 1000만건을 넘는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돼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1.7로 나타났다. 1명당 일자리가 1.7개는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큰 폭 웃도는 수치다. 기업들의 구인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급격한 임금 인상이 고물가를 이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장중 1% 넘게 반등했다가 상승 폭을 줄였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0% 상승하는데 그쳤다.

블리클리 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는 싶지만, 시장이 파티를 시작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주식을 비롯한 각종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다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시나리오를 극도로 경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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