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장점이 꽤 있습니다. 연간 2000만원까지 총 5년간 납입할 수 있으니까 납입 한도가 1억원으로 꽤 높고요, 5년간 총 순이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가 되는 상품입니다. 200만원이 넘는 이익에 대해서도 세율이 더 낮습니다. 보통 예금이자라던가 펀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소득세율이 15.4%인데, ISA 계좌에서 200만원이 초과해서 발생한 수익은 지방세를 포함해서 9.9%만 과세됩니다. 3분의2에 불과한 수준이죠.
특히 ISA 계좌 내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상품에 배분해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좀 별로다 싶으면 채권형 펀드로 갈아탔다가 적금으로 넣기도 했다가, 이렇게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더라도 ISA 계좌 내에만 있으면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기는 유리한 비과세 상품입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간 돈을 묻어둬야 하는데, 5년간 빼지 못하고 묻어두는 돈을 예금이나 적금이나 넣을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겁니다. 요즘 워낙 금리가 낮으니까 예금 적금에 넣어둬서는 받는 이자가 많지 않고, 결국 비과세 혜택이 별로 크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 결국 적극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할 텐데, 예금과 적금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 주식형 펀드겠죠? 그런데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는 원래도 비과세 상품입니다. 그러니까 5년씩 돈을 묻어놔야 하는 ISA계좌를 통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는 건 사실 바보 같은 짓입니다. 아무런 혜택이 없고 돈만 묻어두는 셈이 되는 겁니다.
결국 ISA계좌로 투자할만한 상품은 채권형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별로 많지가 않은 겁니다. 정부가 ‘획기적인 만능통장’이라고 자랑하기에는 한계가 꽤 있는 셈이죠. 영국처럼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비과세 종합통장으로 만들었다면, ISA계좌가 훨씬 획기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