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시공 30분이면 끝..레고처럼 짓는 '모듈형 욕실'

재건축 신반포15차 욕실 모듈러로 제작해 30분만에 시공
외부 제작, 내부 설치로 욕실 패러다임 바꿀 공법 주목
초고령 추세 맞춰 욕실 변해야.."턱만 없애도 노년삶 나아"
  • 등록 2024-01-24 오전 7:00:00

    수정 2024-01-24 오전 7:00:00

[포천=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의 아파트 게스트하우스 욕실 설치는 30분 만에 이뤄졌다. 일반 시공 방식으로 하면 수개월이 걸렸을 작업이기에 공사기간을 상당히 단축한 것이다. 공기 단축은 사업비 절감을 의미한다. 삼성물산이 작년 하반기 발표한 ‘더 넥스트’ 래미안의 핵심 개념이 ‘모듈형 주택’이 실용화에 성공한 것이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재건축한 신반포15차 게스트하우스에 모듈형욕실을 집어넣는 모습.(사진=새턴바스)
모둘형 욕실 시공을 맡은 국내 욕실제조 1위의 새턴바스는 이를 계기 삼아 욕실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시도한다. 회사가 지난 18일 경기 포천에 있는 공장을 국내 최초 ‘욕실 팩토리’로 전환하기로 하고 모듈형 욕실의 대중화를 선포했다.

모둘형 공법은 욕실을 외부에서 만들고 이를 통째로 옮겨서 내부에 설치하는 개념이다. 아파트를 예로 들면 거실 천장이나 베란다를 통해 욕실을 내부로 집어넣고, 자리를 잡아, 수도와 배관을 연결하면 작업이 끝난다. 앞서 신반포15차에 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든 시간이 30분이었다고 한다. ‘욕실을 공사한 게 아니라 설치한 것’이기에 가능했다.

기존 공법과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기존에는 아파트 욕실은 욕조와 천장, 타일을 비롯해 전기와 수도 등이 각자 업체가 맡아 시공했다. 공사 일정 조율로 공기가 길어지고 무엇보다 하자 가능성이 컸다.

현장에서 만난 새턴바스 전두연 공장장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작업을 하면 각자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들쑥날쑥할 수 있다”며 “그러나 모듈형 욕실은 하나의 업체가 모든 공정을 맡아서 균일한 고품질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18일 새턴바스 욕실 팩토리에 전시된 주택 모형을 참가자들이 둘어보고 있다. 세면대를 침실로 빼서 침대와 간격을 좁히고, 욕실 입구 단차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사진=전재욱 기자)
이와 함께 욕실 구조 변화도 닥쳐온 현실이다. 초고령 사회에서 욕실은 거주의 평온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2018~2021년), 노인 안전사고(1만4778건) 가운데 74%(1만1055건)은 집에서 발생했는데, 욕실 비중(30%)이 가장 컸다.

욕실을 바꾸면 사고를 예방해 노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새턴바스 구상이다. 예컨대 세면대를 침실에 설치하거나, 욕실 단차를 없애고, 문을 미닫이로 바꾸는 것이다. 주택(아파트)을 환금성과 자산 가치로만 판단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이지만, 언젠가는 받아들일 현실이다. 전국 20여개 재건축 조합에 모듈형과 맞춤형 욕실 제작을 제안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고 한다. 정인환 새턴바스 회장은 “단차를 없애 욕실 턱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노후 생활은 크게 나아진다”고 말했다.

모듈형 그리고 맞춤형 욕실이 바꿔나갈 미래의 거주 환경은 설계 단계에서도 하는 고민이다. 강인수 디에이건축 부사장은 “가구원은 줄고, 거주자 나이는 들어가는 환경에 따라 주거 환경이 바뀌어야 하고 욕실이 선두에서 변해야 한다”며 “회사 차원에서 욕실 설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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