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손을재 아이엠 대표 "스마트폰 광부품, 글로벌 회사 도약"

2006년 삼성전기 광픽업사업부 분사, 2009년 광픽업 글로벌 1위 올라
액추에이터·렌즈·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광부품 회사로 전환
지난해 中법인 정리 등 아픔 겪어, "올해 베트남법인 구축 등 재도약" 다짐
  • 등록 2017-05-09 오전 8:18:34

    수정 2017-05-09 오전 8:18:34

손을재 아이엠 대표가 8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소형 카메라모듈이 담긴 트레이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부품 중견기업 아이엠을 경영하는 손 대표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딛고 올해 재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공=아이엠


[화성(경기)=이데일리 강경래 기자]“올해 다시 글로벌 광(光)부품 회사로 도약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전자부품 중견기업 아이엠(101390) 손을재(67) 대표는 지난해 큰 홍역을 치렀다. 그는 최근 몇년 간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법인을 눈물을 머금고 정리해야만 했다. 주요 거래처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매출채권 손실도 발생했다. 손 대표는 8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해 악성재고 등을 모두 실적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했다”며 “최근 신사업인 카메라모듈에서 본격 매출이 발생하고 ‘액추에이터’ 등 기존 사업도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는 회사가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기서 분사, 글로벌 1위 광픽업 회사 ‘자리매김’

손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며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1985년 삼성전기로 옮긴 후 중국판매법인장, 영업본부장 등 20여 년 동안 회사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에게 있어 RF(고주파)사업부장을 역임하던 2006년에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

손 대표는 “삼성전기가 2006년 당시 일부 사업들을 분사키로 했고 이 과정에서 ‘광픽업’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창업’과 ‘안정’을 두고 고민한 후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45명의 동료와 함께 삼성전기에서 광픽업사업부를 분사시켜 아이엠을 설립했다. DVD와 CD, 블루레이 등 영상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인 광픽업은 디스크로부터 정보를 읽어 전기적 신호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손 대표는 광픽업 원가절감을 위해 창업 이듬해인 2007년 중국 둥관에 생산법인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과 경영지원에 주력하는 한편, 생산은 중국에서 수행하는 등 이원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그에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은 또 한 번의 위기이자 기회였다. 그는 “당시 광픽업 경쟁사인 일본 산요와 소니 등은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하지만 우린 국내와 중국법인에서 유급휴가를 실시하며 숙련공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었다”며 “ 그 결과 2009년 경기가 회복되고 일본 경쟁사들이 인력난을 호소할 때 우린 적기 생산으로 시장지배력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이엠은 2009년 광픽업 분야에서 산요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광픽업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약 30%였다. 이듬해 회사 매출액(연결기준)은 3201억원에 달했다. 손 대표는 광픽업 글로벌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도약을 준비했다.

“2010년을 기점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향후 5년 내 광픽업에 이은 제2, 제3의 글로벌 1등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 피코프로젝터 업체인 유니드일렉트릭을 인수하고, 전자부품연구원 등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도 추진했다. 광부품을 액추에이터와 렌즈,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분야로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광픽업→스마트폰부품 전환 ‘성장통’…그리고 ‘재도약’

손 대표는 이후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어야만 했다. 글로벌 광픽업 시장은 빠르게 축소됐고 이로인해 회사는 2012년 창립 이래 처음 적자를 경험해야 했다. 중국법인은 매년 30% 안팎의 임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지속 악화됐다. 피코프로젝터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의 성과는 더디기만 했다.

결국 손 대표는 또 한 번의 선택을 해야 했다. 그는 2012년 중국 둥관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생산법인을 필리핀 바탕가스주에 구축했다. ‘차이나 리스크’에서 벗어나 제품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후 유니드와 아이엠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위한 자회사들도 잇달아 정리하며 추가 손실 가능성을 없앴다.

다행히 손 대표가 추진했던 신사업 중 액추에이터와 렌즈,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광부품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액추에이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 자동초점(AF) 등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아이엠의 지난해 매출액 1924억원 중 액추에이터와 렌즈 등 스마트폰 광부품 비중은 80%에 달했다. 광픽업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광픽업 전문회사 이미지를 벗고 스마트폰 광부품 업체로 거듭난 것이다.

손 대표는 올 들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필리핀에 이어 베트남에도 생산법인을 구축키로 한 것. 약 100억원이 투입되는 베트남 하노이 법인이 오는 6월 가동될 경우 액추에이터 생산량은 종전보다 30% 정도 늘어나게 된다.

“중국법인을 정리하는 한편, 베트남법인을 구축하면서 차이나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또 카메라모듈을 최근 대기업에 납품하며 매출이 본격 발생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모듈 매출은 연간 1000억원에 달할 것이다. 올해 매출액도 전년보다 40∼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후 10여년 동안 산전수전을 경험한 손 대표는 당분간 스마트폰 광부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일군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스플레이부품 및 의료기기 등 신사업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손 대표는 “중견·중소기업은 회사 규모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대기업을 흉내 내면 안 된다. 과욕을 내지 않는 회사가 결국 오래간다. 화려한 기업보다는 꾸준히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을재 아이엠 대표는

1950년 경남 거제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1985년 삼성전기로 옮긴 후 정보기기사업부장, 중국판매법인장,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5년 RF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에는 삼성전기에서 분사하는 형태로 광픽업사업부를 가지고 나와 아이엠을 설립,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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