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또다시 위기에 처한 도쿄올림픽, 기적만 바랄 뿐

  • 등록 2021-01-18 오후 3:43:07

    수정 2021-01-18 오후 3:43:07

불과 186일 밖에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이 다시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사진=AP PHOTO
여전히 도쿄올림픽 개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수상.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솔직히 지금은 도쿄올림픽 출전 기대감을 내려놓은 상황이에요. 현재도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잖아요. 기대를 걸기보다는 그냥 기다리는 중이에요”

이미 두 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 문턱까지 진출했던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도쿄올림픽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으로 삼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해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김연경이 간절히 기다렸던 도쿄올림픽은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전 세계에 확산된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했지만 이번 겨울 전 세계적으로 3차 확산이 일어나면서 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무엇보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의 상황이 심각하다. 18일 현재 올림픽 개막일까지 불과 186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일본의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대를 돌파했다. 도쿄도에서만 하루에 2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그동안 도쿄올림픽 개최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대응을 머뭇거렸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고 여론이 악화하자 뒤늦게 지난 7일 도쿄도(東京都) 등 수도권에 긴급 사태를 선포했고 이후 11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미 확산을 막기에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스가 총리는 “백신 접종이 세계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만큼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겠다”며 여전히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일본 내 여론은 개최 취소나 연기 쪽으로 기운지 오래다. 교도통신이 지난 10일 발표한 일본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화 응답자의 80.1%가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말 NHK가 실시한 여론조사 때보디 17% 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였다.

심지어 일본 정부 내에서도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은 지난 1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올림픽은 둘 중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정상 개최될 수도 있지만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일본 정부각료 가운데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올림픽은 전 세계 스포츠를 지탱하는 기둥이자 스포츠 생태계를 움직이는 엔진과도 같은 대회다. 모든 스포츠 일정은 올림픽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대회를 준비해온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일본 정부는 물론 세계 스포츠 전체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올림픽 기간 전 세계 기업들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막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줄거나 끊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선수들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고 스포츠 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올림픽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4년을 준비했던 선수들이 받는 실망감인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미 프로스포츠는 무관중 개최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관중이 들어오지 않는 프로스포츠는 활기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구단이 돈을 벌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오롯이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역 최장수 IOC위원인 딕 파운드 위원은 지금의 상황을 ‘방 안의 코끼리’에 비유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파운드 위원은 “운동선수들을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올려야 하며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은 선수들이 입국하기 전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른다는 보장은 없다. 안 그래도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왜 운동선수가 의료진보다 먼저 맞아야 하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도쿄올림픽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리기 위해선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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