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자 장사’ 1조5천억 넘었다…금감원 점검 착수

작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1조5969억
시장금리 내려도 새해 이자율 올라 논란
금감원 “이자율 올린 이유 등 전반 점검”
한투·삼성, 인하 발표…NH·KB·미래에셋 검토
  • 등록 2023-02-18 오전 11:35:35

    수정 2023-02-18 오전 11:35:3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고 받은 이자가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들의 1조원 넘는 ‘이자 장사’ 관련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에 착수했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이자율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개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1조596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이 25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키움증권(2368억원), 미래에셋증권(2236억원), NH투자증권(1911억원), 한국투자증권(1529억원), KB증권(1383억원) 순이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대출이다.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의 기준금리를 책정한 뒤 신용프리미엄, 업무 원가, 목표이익률, 자본비용 등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수준에 대해 회사별 고유의 산정 방식·경영 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 과도한 ‘이자 장사’ 논란이 불붙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개 증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1조5969억원에 달했다. 시장금리는 정점을 찍고 새해 들어 하락세인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오히려 오름세여서다. 이데일리 등에서 ‘거꾸로 가는 이자율’ 문제를 제기한 뒤 금융위·금감원은 본격적인 점검에 나섰다.(2월7일자 <[단독]“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이상하네”…금융당국 점검 나선다>)

금감원은 최근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는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린 이유, 가산금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하는지 등을 살펴봤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자율 현황 점검에 이어 공시 강화도 본격 추진 중이다. 내달까지 공시 화면 개선, 서식 개정을 추진해 계좌 개설방식별 이자율이 충분히 공시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자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가산금리별로 상세하게 공개하고 구체적 이자 비용 등 추가 안내도 확대하기로 했다. 일부 증권사는 대면과 비대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달라도 대면 이자율만 공시했는데, 1분기 중에 비면·비대면 이자율이 상세히 공시된다.

증권사들은 이같은 당국의 점검 이후 잇따라 이자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은행 또는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융자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을 9.9%에서 9.5%로 0.4%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업계 처음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7일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을 중심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구간별로 0.1~0.4%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90일을 초과하는 기간에 해당하는 신용융자 이자율은 비대면 고객(10.2%→9.8%)뿐 아니라 지점·은행 연계 계좌 고객(10.1%→9.8%)도 인하된다. 이결과 삼성증권 신용융자 이자율은 모두 10% 미만으로 책정됐다. 바뀐 금리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께, KB증권은 이달 말에 각각 이자율 인하 등을 검토해 확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이자율 인하 검토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의 비용 구조·현황 등이 정당하고 합리적인지, 개선할 부분이 더 있는지 추가 대책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시중금리가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적정하게 맞추는 것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합리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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