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다"…패션 키워드 '리사이클'

SPA 브랜드부터 아웃도어·명품 업계까지 친환경 바람
가치소비 중시하는 MZ세대 니즈 반영한 신제품 늘어
  • 등록 2020-12-01 오전 5:00:00

    수정 2020-12-01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부터 명품에 이르기까지 패션업계를 관통하는 최근 키워드는 ‘환경’과 ‘리사이클’(recycle·재활용)이다. 해조류, 폐 페트병을 이용한 원사로 옷을 만든다거나 국제 재활용 인증(GRS·Global Recycled Standard) 충전재를 사용한 겨울 아우터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패션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갖춘 패션 제품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M의 2020년 가을/겨울 시즌 컨셔스 익스클루시브(Conscious Exclusive) 컬렉션.
“패스트 패션 이미지 벗어라”…SPA 브랜드 변화 바람

스웨덴 SPA 브랜드로 1947년 설립된 H&M은 2020년 가을·겨울(F/W) 시즌 라인으로 ‘컨셔스 익스클루시브(Conscious Exclusive) 컬렉션’을 12월 1일 론칭한다. ‘버려지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친환경적 콘셉트로 만든 제품들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이번 컬렉션은 폐기물로 만든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작했다. 쉽게 버려지는 것들을 가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들로 재탄생시켜 소비자들이 이를 통해 창조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농작 폐기물에서 탄생한 천연섬유, 지속 가능한 목재 펄프로 제작된 직물 등이 주된 소재다.

H&M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 앤-소피 요한슨(Ann-Sofie Johansson)은 “이번 컬렉션을 제작하면서 창의성과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고, 초점을 ‘폐기물’에 두었다”면서 “아름다운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H&M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폐기물이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하나의 미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컬렉션 콘셉트에 걸맞게 모델도 호주 출신으로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생태학자이자 운동가인 지니아 쿠마르(Zinnia Kumar)를 내세웠다.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역시 더 이상 입지 않는 다운 제품을 수거해 새로운 제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유니클로 다운 리사이클’(UNIQLO Down Recycle) 캠페인을 최근 진행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1개 국가 및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한 ‘유니클로 다운 리사이클’ 캠페인은 더이상 입지 않는 다운 제품에서 솜털과 깃털을 분리하고 세정 과정을 거쳐 새로운 다운 제품을 만드는 유니클로의 친환경 활동이다.

밀레 리사이클 다운 ‘트릴로지 GRS 다운’.
아웃도어·명품업계도 일제히 ‘친환경’ 캠페인 내세워

밍크, 오리 등 겨울철 값비싼 아우터로 팔리던 동물 털 소재의 아웃도어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동물 복지나 환경 보호를 생각하는 움직임에 GRS 충전재를 사용한 리사이클 다운 등 한층 진화한 친환경 상품이 더 인기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는 ‘윤리적 다운 제품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을 받거나 신소재를 활용한 ‘비건’ 패딩 등 친환경 제품의 가짓수를 늘리고 있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GRS 인증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이 탁월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의 경량 패딩과 헤비 다운재킷 등 총 5종 출시했다. 리사이클 다운은 GRS 인증을 통해 재활용 원료의 출처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이 추적 관리된다.

영원아웃도어가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주요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눕시재킷을 올해 ‘1992 에코 눕시재킷’으로 만들었다. 고유한 디자인은 살리되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겉감에 적용했고, 보온성과 경량성·착용감을 높였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프라다는 낚시 그물 등 섬유 폐기물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Econyl®)을 만들고 이를 제품으로 생산하는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도 최근 재활용 및 유기농 원단으로 제작한 친환경 컬렉션을 선보였고, 버버리·스텔라 매카트니·구찌 역시 미국의 리세일 위탁판매 전문회사인 ‘더리얼리얼’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브랜드 로고를 먼저 보지 않는다. 태그(tag)에 붙어 있는 친환경 인증 마크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기본 가치와 제품의 소재, 공정 과정까지 꼼꼼하게 따져 사는 이들이 주 소비층이 된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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