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배우인생 손숙 "치매환자 연기는 새 도전"

연극 '나의 황홀한 실종기'
데뷔 50주년 기념 무대
내달 12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 등록 2013-04-22 오전 8:57:36

    수정 2013-04-22 오전 8:57:36

연극 ‘나의 황홀한 실종기’에서 치매 환자 윤금숙 역을 맡은 배우 손숙이 열연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직은 살아남은 내 얘기들을 그냥 죄다 쏟아내고 싶어. 날려보내고 싶어. 누구에게냐고? 나에게, 내가 살았던 이 세상 모두에게….”

연극배우 손숙이 데뷔 50주년을 맞아 산울림극단의 임영웅 연출과 함께 기념 무대를 꾸몄다. 연극 ‘나의 황홀한 실종기’다. 치매에 걸린 80세의 노인 윤금숙이 흩어져 버린 과거 기억들을 되찾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하는 이야기다. 사회로부터 폐기되고 가족들로부터 소외된 주인공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라고 세상을 향해 말한다.

손숙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스스로의 발언을 못하던 시절에 억누르던 게 쌓이고 쌓여 한국적인 우울증을 만들어냈다”며 “치매 환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밌는 발상이다.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연극 ‘위기의 여자’ ‘담배 피우는 여자’ ‘셜리 발렌타인’ ‘엄마 안녕’ 등의 작품에서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연기했던 손숙에게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 역은 처음이다. 손숙은 “한 달 만에 돌아온 남편이 가방 하나 들고 휙 나가버렸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주인공이 느꼈을 상실감 등이 절절하게 다가왔다”며 “어느 가정에나 있을 수 있는 아픈 이야기를 윤금숙을 통해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인공의 내면까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결국은 딸도 엄마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나쁜 딸은 아니지만 엄마의 과거 아픔 등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며 “혼자서 아픔을 감내해야 했던 윤금숙을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나 대사를 곱씹었다”고 말했다.

50주년 기념 무대로 소극장 산울림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산울림극단의 창단 멤버로 활동했던 인연 때문이다. 손숙은 “친정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휴가를 다녀오는 기차 안에서 임 연출의 전화를 받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며 “산울림극단 창단멤버인데 이 무대에서 꽤 오랫동안 공연을 못 했다. 50주년 기념무대를 평생의 스승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공연이다”고 말했다. ‘나의 황홀한 실종기’는 5월 12일까지 서울 서교동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된다.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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