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역→서강대역' 대학들 전철역명에 희비 교차

서강대, 대책위 꾸리고 역명 유치···역명 바뀌자 기념식
광운대 행정구역 개편으로 ‘성북역’→‘광운대역’ 수혜
경희대는 코레일 사용료 거부 회기역서 부역명 빠져
  • 등록 2014-04-07 오전 8:24:36

    수정 2014-04-07 오전 8:31:58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강대 구성원들에게 지난 3월 17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경의선 전철 ‘서강역’이 ‘서강대역’으로 최종 변경됐기 때문이다. 서강대는 이날 역 앞에서 조촐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김도성 서강대 기획처장은 “역명 변경에 따른 학교 홍보 효과가 분명할 것”이라며 “전철역 이름으로 우리 대학 교명이 쓰이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2012년 12월 개통된 경의선 ‘서강역’은 행정구역상 서강동이 아닌 노고산동에 위치하고 있어 주민 혼란이 컸다. 그러자 마포구는 주민 여론조사를 거쳐 ‘서강역’을 ‘서강대역’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작년 1월에는 지하철 1호선 ‘성북역’이 ‘광운대역’으로 변경됐다. 성북역은 1988년 성북구에서 노원구로 편입됐지만, 역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역 소재지는 노원구인데 역명은 ‘성북역’을 유지하면서 이용객들의 혼란이 컸다. 이에 노원구는 구민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와 협의 끝에 ‘광운대역’을 성북역의 새 이름으로 확정했다.

서강대와 광운대는 비교적 운이 좋은 경우다. 행정구역과 역 이름이 일치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역명을 유치할 수 있었다. 반면 역 이름에 교명을 끼워 넣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대학도 많다.

수도권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코레일과 서울메트로, 5~8호선을 관할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최근 들어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지난 2006년 마련된 ‘지하철 역명 제·개정 절차 및 기준’에는 대학 명을 역명으로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명시돼 있다.

이 기준이 마련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 이름이 역명으로 사용되는 일은 흔했다. 1980년대 개통된 지하철 2호선은 무려 6개 역(홍익대·이화여대·서울대·교대·건국대·한양대)이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쓰다 보니, 역명을 선점하지 못한 인근 대학·기관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서울메트로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역명 제·개정 기준을 만들었고,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고려대처럼 역사 자체가 대학부지 안에 들어와 있는 경우는 예외다.

특히 코레일은 지하철 인근 대학에 ‘부(副)역명’(기존 역명 다음에 괄호로 표기한 역명) 표기에 대한 사용료까지 받고 있다. 2005년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한 코레일이 고안해 낸 수익사업이다. 이에 따라 남서울대(성환)·한국예술종합학교(신이문)·한신대(병점) 등은 2006년부터 사용료를 내고 있다. 사용료는 2~3년 계약에 3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신대 관계자는 “역명에 대학 이름이 들어가면 전철 노선 자체가 홍보 수단이 된다”며 “특히 수험생들에게 전철로 통학 가능하다는 인식을 줘 입학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희대(회기)와 인하대(주안)는 2009년 코레일이 4300만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요구하자 부역명 표기를 포기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역명도 아닌 부역명을 사용하는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 따른 사용료를 내라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경희대 인근의 회기역은 ‘회기-경희대 앞’이 아닌 그냥 ‘회기’로 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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