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부터 요리·서빙까지 ‘척척’…음식점 누비는 로봇알바

외식업계 무인 기술 도입 바람
배민·네이버 QR코드 주문 시스템, 롯데 '페니' 등 자율주행 음식 배달
'빕스' 셰프봇, 1분내 국수 '뚝딱'…죽 저어주는 로봇 도입한 '본죽'
복합 무인 기술 도입한 '미래형 매장' 속속 등장
  • 등록 2020-02-03 오전 6:30:00

    수정 2020-02-03 오전 6:30:00

BBQ 헬리오시티점 내부. 서빙 로봇 등이 눈에 띈다. (사진=제너시스BBQ)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외식업계에 미래화 바람이 거세다.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에 서빙 로봇 등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한 미래형 매장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점주 입장에서도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용화된 외식 매장 내 무인 기술은 주문, 결제, 조리, 서빙 등이다. 사실상 음식점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업에 미래형 무인 기술이 도입된 셈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상용화 된 건 무인 주문이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3% 급등한 것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기존 패스트푸드 업계가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음식 주문을 받던 양태가 커피전문점과 김밥 프랜차이즈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무인 주문 바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전년 대비 2.9% 인상됐다.

무인 주문은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QR코드’ 주문으로 진화했다. 좌석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스캔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QR코드 주문 시스템이 배달의민족의 ‘배민오더’나 네이버의 ‘테이블주문’이다. 모두 앉은 자리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올해부턴 무인 주문에 이어서 서빙 로봇도 등장했다. 앉은 자리에서 점원을 부를 필요 없이 주문·결제를 마치고 음식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 서빙 로봇으로는 배달의민족의 ‘딜리’나 롯데GRS의 ‘페니’ 등이 있다. 매장 내 구조를 인식해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무인 기술이 총망라된 미래형 매장까지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BBQ 헬리오시티점을 새로 개장하면서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매장으로 꾸몄다.

네이버 ‘테이블 주문’.(사진=네이버)
이곳에선 주문부터 서빙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화 돼 있다.

방문 고객이 매장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나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 PC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푸드 로봇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갖다 준다. ‘그랩앤고(Grab&Go)’ 시스템을 이용하면 햄버거, 샌드위치, 요거트, 컵수프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롯데GRS도 최근 TGI 프라이데이스 광복점에 서빙 로봇 페니를 도입했다. 지난해 10월 건강식 레스토랑 ‘빌라드샬롯’에 페니를 도입한지 두 달 만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 역시 외식 브랜드 ‘찬장’과 ‘메이하오&자연은맛있다’ 매장 등에 딜리를 도입했다.

로봇은 주문·결제·서빙을 넘어 조리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다.

CJ푸드빌은 LG전자와 요리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촌점에 도입됐다. 국수 코너에서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담아 로봇에 건네면 재료를 삶고 육수를 담아 요리를 완성한다. 국수 조리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이다.

CJ푸드빌 ‘빕스’에 도입한 LG전자 ‘클로이 셰프봇’.(사진=LG전자)
죽 프랜차이즈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도 죽을 자동으로 저어주는 ‘본메이드기’를 선보였다. 죽 종류에 맞춰 일정한 속도로 계속해서 저어주기 때문에 일손을 덜어준다.

셰프 로봇의 활약상은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0’에서 각각 셰프 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매장에 미래 기술을 도입하는 건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라며 “최근 소비자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탓에 ‘언택드(비접촉)’ 선호 성향이 강하고 점주 입장에서도 단순 주문과 서빙 등에 들이는 노력을 서비스 질 향상에 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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